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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정말 싫다


BY 촌아줌마 2002-10-31

오늘은 나락(벼)을 말리느라 하루종일 쉴틈이 없었습니다.
시엄니한테 애기 맡겨놓고 하루종일 그 많은 나락을 뒤집느라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저녁에 나락을 다 담고 멍석을 개고...
근데 다리가 넘 아픕니다.
아픈 다리가 조금만 쓰면 이렇게 죽을 지경인데,
울 신랑, 어제는 인천으로 올라갈까 어쩔까 하더니
오늘은 이사갈 일 없으니까 맘 편히 먹고 있으라네요.
맘 편히 먹으라고? 오히려 날더러,
이제 난 죽었소 하라는 소리랑 같네요.
죽어도 싫은 농사일 안해도 되고
너무싫은 시엄니 잔소리 매일 안들어도 되어서
얼마나 기쁘고 오늘하루 즐거웠었는데...
오늘도 나락 말리고 담는데,
시엄니는 애기 보라고 맡겨놓았더니
하루종일 애기 업고 졸졸 내 뒤만 따라다니네요.
뭐 한가지라도 잔소리를 하고 싶어서...
보다못해서 애기 추우니까 들어가시라고 했더니
애기 어깨에 잠바를 걸쳐서 목만 내놓게 해서 업고는
또 나와서 나 일하는거 지켜보네요.
정말 짜증나 죽겠어요.
그러면서 나락이 덜 말랐는데 비 그치고 나면
담주에 한 번 더 말려라.
마늘 비닐은 날 덜 추울때 씌워야 한다며
하루종일 사람귀가 간지러울만큼 잔소리를 하는거 있죠.
정말 이대로는 숨막혀 죽을것 같아요.
시엄니 아프다는 말도 다 거짓말같아요.
아파 죽겠다는 사람이 애기업고 하루종일 내 뒤 따라다니는거 보면
보통 건강하신 양반이 아니에요.
그래도 아프다고 하면 혹시라도 식사 못하실까봐
입에 맞는거 해다 바치느라고 나만 죽어나는데...
그렇게 하루종일 시엄니한테 시달리고
일에 치이고 다리아파 저녁에는 또 밥 한술 떠먹고 누웠다가
이제야 겨우 일어나 컴앞에 앉았습니다.
정말 이렇게 이대로 살아야 하나...앞이 캄캄합니다.
도시로 나가 함께 맞벌이하면 벌이도 낫고
힘든 농사일도 안하고
시엄니도 옆에서 안보고
얼마나 좋을까...그런데 울 신랑은 그렇게 시엄니 하나땜에
얼른 결정을 못 내리고 오늘도 여기 그냥 주저앉는다고 합니다.
울 막내시누이가, 나더러 넘 힘들다고
인천으로 오면 애기 데리고 할 수 있는일을 만들어주겠다고 하는데도
울 신랑은 마냥 머뭇거립니다.
정말 미칠것 같습니다.
울 신랑도 오늘 그 많은 나락가마니를 들어 나르느라
저녁에 출근하는데 어깨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갔어요.
그런 힘든일을 왜 죽어라고 하고 살아야 하는지...
읍내에 있는 신랑친구 와이프가 밤에 온다고 하네요.
같이 술 한잔 하면서 신랑 욕이나 해가면서 스트레스 풀어야 겠어요.
오늘도 또 혼자 이렇게 속썩다가 삭혀야겠네요.
이게 내 팔잔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