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03

시골살이 정말 힘들다2


BY 촌아줌마 2002-11-01

어젯밤에 올린 글에 답글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시엄니하고 또 한 판 붙었습니다.
어제 나락을 다 담아서 창고에 넣어놨는데 온다는 비는 안오고
오늘 해가 반짝하네요.
그랬더니 울 시엄니 새벽부터 나락 다시 널으라고 성화더라구요.
더 바짝 말려야 하는데 덜 말랐다구요.
그래서 오늘은 병원도 가야하고 넘 힘들고 낼이랑 모레는
결혼식이랑 돐집가야하니까 안되고
월요일날 다시 말린다고 했죠.
그랬더니 오늘 아침만 전화가 20통은 왔을겁니다.
결국은 시엄니 먹을 양식만 말린다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양반이
리어카에다 나락을 조금씩 퍼 담아서 나른다고 하니
어떻게 가만히 있을수 있습니까, 가서 결국 다 날라서 폈죠.
근데 그게 끝이 아니더라구요.
나락 펴 널고 신랑이 몸이 넘 안좋아 아기랑 데리고
내가 운전을 하고 병원을 갔다왔습니다.
울신랑 몸살에다가 전에 은행을 털고 씻으면서 올랐던 옻이
온몸에 퍼져 결국은 심한 부스럼이 되고 말았어요.
그래 피부과랑 내과를 갔다가 왔지요.
조수석에 안전의자에 아기 앉히고 뒷자리에 신랑 퍼져서
제대로 눈도 못 뜨는데 얼마나 안쓰럽던지...
근데 울 시엄니 또 핸펀으로 전화가 줄기차게 오네요.
그래서 올라갔어요. 아픈 신랑 집에서 자라고 하고 애기델고
혼자 올라갔더니 또 싸움을 거네요.
근데 노인네들이 젊은사람하고 말싸움해선 절대 못 이깁디다.^^
조용히 큰소리 안내면서 노인네말 다 맞받아치고
뒷소리 안나오게 말로 막아노니까 또 시엄니 꼬랑지를 팍 내리네요.
근데 오늘 저녁이면 또 내가 한 말 꼬투리삼아서 또 사람 들볶겠죠.
글면서 아들 불쌍하다고 펑펑 우네요.
내가 당신 아들 등골빼먹는다면서...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렇게 아들이 불쌍하면 좀 들볶지 말라고.
애기아빠가 빚도 많고 일도 힘든데다가
엄마까지 볶아대니까 차라리 죽고싶다더라고...(물론 내말이지만)
그랬더니 알았다고는 하는데, 그게 한나절도 못간답니다.
울 시엄니는 꿩고기를 삶아먹었는지 내가 막 해댈때는
잘 알아듣는거 같다가도 금방 돌아서면 잊어먹고 또 사람을 볶아요.
그렇다고 치매는 아네요. 원래 성격이 그래요.
하루종일 한소리 또하고 한소리 또하고....
변덕도 심하고 뭔가 하나 속에 담으면 하루종일 그거 가지고 사람을
죽기 직전까지 들들 볶아야 직성이 풀리는 양반이거든요.
지금은 뒷소리 안나오게 꾹꾹 눌러놓고 애기델고 내려왔는데
저녁때 또 한바탕 안할지 모르겠어요.
첨엔 시엄니가 쌈을 걸면 무서워 벌벌 떨었는데
한 2년 살아보니 이젠 겁도 안나요. 한바탕 해대면 나도 스트레스
풀고 더 좋지, 뭐.
그나저나 제 다리땜에 걱정이네요. 병원서 꼼짝말고 열흘만 치료를
받으면 고칠수 있다고 장담하는데...
조금씩 걷기만 하고 일체 농사일이나 힘든거 들지도 말고
조심하면서 물리치료하고 약물치료하면 고칠수 있다네요.
근데 그렇다고 해도 울 시엄니 사람을 무슨 머슴 다루듯 하니...
울 신랑이 아무리 생각을 해준다고 해도 다리 고치는건 좀
시일이 걸릴것 같네요.
맘 편히 먹으려고 해요.
이제 나이 서른에 벌써 죽고싶단 생각 들면서 하루하루를 그렇게
보내면 안되겠다 싶어서,
시엄니가 자꾸 속 건드리면 한바탕씩 싸우고,
울 신랑 시엄니땜에 도시로 못 나간다면, 어차피 여기서 살거면
다리나 빨리 고치고 악착같이 살아야겠죠.
그래도 같이 안살고 이제 따로 사니,
시엄니가 한밤중에 부부가 자는 방에
벌컥 문 열고 아침까지 문턱에 걸터앉아있는꼴은 안 당하잖아요.^^
저녁이면 애기랑 웃고 놀면서 즐거우니까 우선은 그거라도 다행이죠.
차츰차츰 개혁을 하려고 생각중이에요.
어차피 노인네 성격을 못 고칠거면 내가 바뀌어야죠.
여태까지 군소리 없이 당하기만 했더니 만만하게 봐왔던 시엄니,
요며칠 계속 대들고 조목조목 따지고 드니까 더 못 하대요.
이제 요령을 알아가는 중인것 같아요.
아파서 누워만 있어봐라. 나한테 했던만큼 그 끄을음 다 당할테니까,
하고 맘 먹으면서 말이죠.^^
힘을 주시는 아컴 아줌마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