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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글 자주 올리는 새댁입니다.


BY 촌아줌마 2002-11-11

요며칠 넘 바쁘고 힘들어서 아컴에 들어와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 힘이 들어 하소연좀 하려구요.
며칠전에, 시엄니가 새벽부터 전화해서 집좀 치워달라고 했습니다.
근데 그게 그냥 좋게, 집 좀 치워야겠는데 내가 힘이드니 도와달라,
그게 아니었습니다.
암튼 온갖 욕은 다 듣고 신랑하고 둘이서
시엄니가 어지르고, 재활용 좋아하는 울 시숙이 어지르고
여기저기서 주워다 놓은 허접쓰레기들 다 치우고,
가게 정리하고 치우고,
500년도 더 된 느티나무에선 왜 그리도 낙엽이 많이 떨어지는지...
다 쓸고 태우고 하루종일 청소를 했습니다.
하루종일 졸졸 따라다니면서 잔소리하고 일 시키는데 정말 도는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꾹 참고 청소를 해드리고 왔죠.
지팡이 없이는 채 50미터도 걷기 힘든 노인네한테 어떻게 청소를 하라고 합니까?
근데 문제는 힘든 일이 아니고 정신적인데 있습니다.
울 애기가 요즘 감기가 걸려서 병원에 다니는데,
울 시엄니 애기가 감기 잘 걸린다고 애도 그렇게 낳았다고 타박이시더라구요.
근데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데, 울 신랑이 그게 있거든요.
결국은 아기가 아빠체질을 닮은 거예요.
그건 대학병원서 피검사에서도 나온거거든요.
그래서 아빠가 그렇다고 했더니 총각땐 안그러더니 장가가서 왜 그러냐고 하네요.
총각때는 혼자 병원 다니고, 클때는 엄니가 바빠서 잘 건사를 못해서
모르고 키우지 않았느냐고 했죠.
근데 오늘 새벽부터 전화해서, 밤새 분해서 잠을 못잤답니다.
내가 내 자식들 코 흘리고 키웠는데 니가 뭐 보태줬냐고 합니다.
콧물 흘리고 드럽게 키웠어도 대학공부 시키고 잘만 키웠다고 합니다.
감히 니깟게 어디서 넘볼 남자도 아니라면서요...
그깟 대학 농대가 그렇게 대단합니까.
그것도 유명한 대학도 아니고 같이 얘기해도 고졸인 나보다도 더
많이 아는것도 없는 사람인데 그 농대 졸업장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유센지...
암튼 별별 소리를 다 하면서 사람을 볶아대더라구요.
그래서 왜 그러시냐고, 왜 안 한 소리를 지어서 사람 볶아대시냐고 했더니
제가 좀 울먹거렸나봐요. 울지마라, 재수없다, 그러더니
제가 말하고 있는데 뚝 끊더라구요.
꼭 그런식으로 사람 잔뜩 약 올리고 끊는게 울 시엄니 취미거든요.
암튼 그렇게 시작한 하루가,
하우스 안에 감자를 심어놨는데 아직 안 얼거든요.
하우스 안은 따뜻하잖아요.
그래서 좀 더 감자파동이 끝나면 캐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거 안캔다고 별별 소리를 다 합니다.
니가 서방만 부려먹으려고 수를 쓰는 년이다.
게을러빠져서 애기 하나 델고 일도 못하는것이
지 밥벌이도 못한다,
둘이(신랑하고 저) 똑같이 멍청해서 이제 감자 다 얼려서 죽일거다.
씨앗값도 못 건지고 이제 손해만 보고 너희들 거지될거다. 등등
암튼 악담 하나로는 세상에서 첫째갈겁니다, 울 시엄니..
근데요, 사실 제 다리땜에 이제 농사일도 힘들것 같습니다.
병원서, 지금 다리를 다 고친다고 해도 계속 농사일 할거면
또다시 재발할거고, 40도 먹기전에 주저앉게 될 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농사 포기하고 지금 도시로 나갈까 어쩔까 하고 있는데
울 시엄니는 일 안한다고 하루종일 뒤를 따라다니면서 볶아대요.
노인네가 셈이 흐려서 가게라도 봐 드리려고 가면 그 잔소리땜에
요즘은 잘 안올라가요.
그랬더니 애기 보고싶다고, 내가 내 손주 보고 싶다는데도 그렇게
꼴 보여주기 싫냐, 내가 내 자식 안 죽인다,
그래서 전화로 볶이다 못해 올라가면, 울 신랑보고
34살이나 먹은 사람한테 '아가~'라고 부르면서 살랑거린답니다.
다 커서 장가까지 간 아들한테 기분 좋으면 아가라고 했다가
좀 기분만 틀어지면, 야 이 개새끼야~! 가 술술 나오고...
아들한테 이 병신아, X대가리 쑤실데가 없어서 저런 XXX에다 찌르고 살려고 저런걸 여편네라고 델고 왔냐~!
암튼 접대도 그런 소리 하길래 내가 막 소리를 질렀어요.
대체 언제까지 그런 상소리 할거냐고...
그랬더니 깜짝 놀라더니 나더러 니가 그런소리 나오게 한다네요.
내가 아무리 죽을죄를 졌다고 해도
내 아들하고 사는 며느리한테 그런소리 하면 안된다고 했더니,
전 며느리도 아니라네요.
그냥 동네 애기엄마지 내가 어떻게 당신 며느리냐고...
암튼 첨부터 끝까지 제 속을 박박 ?J어놓지 않으면 안되는 이상한 성격을 가진 시엄니에요.
울 신랑 요즘은 견디다 못해 엄마한테 아마 귀신이 씌운거 같다고 해요.
아무리 의붓엄마라도 이렇게까지 자식이 힘들어하는데
거기다 더 보태어 고통을 주진 않을거라고...
암튼 하루종일 힘든 시골일, 해도해도 끝도 없는 일 하는것도
온갖 스트레스인데...시엄니 악담땜에 죽을 맛입니다.
울 신랑도 시엄니 혼자 두고 이사가는 것에 대해선 별 말 없어요.
자기가 평생 살 사람은 마누라인데 마누라 건강이 우선이지
엄마한테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당하면서 더는 못 살겠다구요.
저도 얼른 결말이 나서 이사를 가고 싶습니다.
근데 이사 나가기 전까지 얼마나 시엄니한테 당해야 할지...
이사가는 날까지 시엄니한텐 비밀로 해야 할까봐요.
이젠 시엄니 악담이 넘 무섭고 질려서...
아픈 상처를 또 건드리면 덧나듯이,
악담은 듣고 또 들으면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소리에도 발끈하게 되더라구요.
암튼 울 시엄니 죽으면 입만 안썩고 있을거라고 내가
울 신랑한테도 그랬지만, 이젠 이 시골이 정나미가 떨어져서 더 못있겠어요.
힘든 농사일보다도 힘든 시엄니땜에...
지금 제가 고비인것 같아요.
이번에 여길 탈출하지 못하면 죽을것 같아요.
제발 저에게 힘을 주세요. 부디 이 난관을 현명하게 극복하도록...
두서없는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