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이 낼모레 오신다.
오셔서 겨울 나고 가실거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답답할까.
얼굴 자주 못보고 살았다.
그러니 미운마음도 다 사라지고, 그동안은 맘이 편했었다.
그래서 오신다고 할 때, 사실 반가운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날짜가 점점 다가오면서 난 이유모를 짜증이 자꾸 나온다.
우리 시부모.
남편이랑 똑같은 사람들이다.
남편 하나로도 지긋지긋한 이 마당에 똑같은 사람, 둘을 더 보고 몇달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울렁거린다.
남편,
성질 더러운건 시아버지 닮았고,
그래도 끝까지 사과 안하고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면서 빈정거리는건 시어머니 닮았다.
오신다기에 전화통화 몇번 하면서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
시아버지 집에서 하듯 우리집에 와서도 그 성질 다 부리면
나 어떻게 사나..
남편 성질 더러운것도 까무라칠 정도인데
시아버지까지 합세하면 .... 죽음이다.
시어머니
손가락 하나도 까딱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다.
당신이 벗어놓은 옷도 옷걸이에 안걸고 바닥에 고대로 놓고 드러눕는
사방팔방 어지르기만 하고 도통 치우지 않는 사람이다.
남편과 애가 사방팔방 어지르는 것도 손이 열개라도 모자라는데..
시엄마까지 와서 합세를 하면...죽음이다.
하루 세끼 밥 엄청 많이 먹는다.
밥세끼 꼬박꼬박 해서 차려낼 생각하니까 지금부터 가슴이 답답하다.
몇달동안 도대체 반찬은 뭘해서 먹는단 말인가.
와서 놀러다닐 궁리만 하니 속에서 열불이 난다.
돈도 없으신 양반들이 놀러 다닐려면 그 비용은 다 누구차지란 말인가.
우리 시엄니, 작은거 하나라도 다 알아야 하는 사람이다.
꼬치꼬치 알고 싶은것도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비싼거 되게 밝힌다.
갖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월세 살면서도 메이커 입으로 줄줄 꿴다.
어른한테 좀 죄송한 말이지만 옆에서 그런 시어머니 보고 있음...정말 한심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집에 와서 요거 사달라, 조거 사달라 그럼...
나 돈없어서 사드리진 못하지만 그 소리 듣는거만으로도 속에서 열불이 날텐데...그걸 어떻게 감당할까.
시시때때로 신경질 버럭버럭 부리고 집안 때려 부수는 남편.
시부모님 계신데도 그러면...나 어떻게 해야하나.
그집식구 셋이서 똘똘뭉쳐서 나만 뭐라 할 것이 아닌가.
그날이 다가올 수록 잠이 안온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미운 마음...잊은줄 알았는데...잊은게 아니었나보다.
다시 얼굴 볼 생각하니 여기저기 이상신호가 나타나서 병원까지 다녀왔다.
목소리 크고, 성질 이상한 시아버지.
난 남편 소리지르는데 심장병 걸린 사람인데...
시아버지는 남편보다 더 심하다.
시어머니 엄청 얄밉다. 얼굴은 웃으면서 살살 상냥하게 말해도 속에서 딴생각 하는...내가 젤 싫어하는 종류의 사람이다.
우리 애가 이쁘게 생겼다.
사람들은 모두 우리 남편 안닮아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한다.
우리 남편, 정말 쪼글쪼글 못생겼다.
얼굴만 봐도 속이 얼마나 좁아터졌을지 상상이 갈만큼...고렇게 생겼다.
시어머니, 나이보다 10년은 늙어 보이고, 입 튀어나오고, 콧대 팍 죽고, 눈 푹 패이고 ... 정말 안 생기셨다.
그런데 우리애 이쁜거 당신 아들 닮아서란다. ㅎㅎㅎㅎ
죽어도 나 닮았단 소린 안한다.
나 이쁘진 않지만, 우리 애는 내가봐도 나를 닮았다.
남편도 나하고 어쩔때 보면 너무 똑같다고...그냥 나의 축소판 같다고 한다.
사람들도 다 그런다. 다 나 닮았다고.
그런데 시엄니만 곧 죽어도 당신 아들 닮았단다.
그리고 당신 아들은 당신 닮았단다.
그리고 당신은 어디가면 나이보다 젊다 그런단다....세상에....
우리 어머니 입술까지 조글조글..얼마나 늙었는지 말도 못한다.
그래도 연지곤지 바르고 엄청 사치한다.
월세방 살면서....통장하나 없으면서...어디 나갈때는 바바리 입고 뾰족구두 신고 입술에 쌔빨강 루즈 바르고, 손에 왕사탕만한 알반지, 귀에 눈깔사탕만한 귀거리, 목에 왕사탕만한 목걸이 주렁주렁걸고, 아가씨들 매는 핸드백 매고 나간다.
신혼때 우리집에 그런 모습으로 나타난 우리 시엄니 보고 나 뒤로 기절해 자빠지는줄 알았다.
너무 흉칙해서.
키도 작고, 다리는 완전히 오자로 휘었고, 입술까지 조글조글하게 늙으셨는데... 그 옷차림..끄악~
좀 나이에 맞게, 형편에 맞게 하고 다니셨음 좋겠다.
그러나 이것도 어머니 취향이라면 간섭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런데, 이런 어머니의 허영(?)기가 생활전반, 자식들한테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항상 돈문제와 연관이 된다는게 너무너무 싫다.
매번 돈소리,
시부모한테 눈깔사탕 하나 얻어먹은 적 없으면서 계속 퍼주려니 이젠 정말 신경질이 난다.
사람이 아무리 그래도 오고 가는게 있어야지...
큰 것도 안바란다.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애 낳아도 양말짝 하나가 없다.
우리 애한테도 양말짝 하나, 10원짜리 동전하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당신 받을건 엄청나게도 챙긴다.
바라는것도 엄청많다.
여윳돈 10만원도 없이 사시는 양반들이 100여만원 하는 물건만 바란다.
돈생기면 그자리에서 맛있는거 사먹고 써버린다.
며느리들 친정에서 뭐 좀 안해주나 엄청 바란다.
며느리들 있는데, 아들들보고 한다는 말이 처갓집에서 뭐 해준다 그러면 도와준다 그럴때 얼른 받으라고 글쎄 그런말을 한다.
거지 근성에.
그리고 뭐 바라는 일이 있을때는 며느리한테도 엄청 나이스하다.
그럼 나 속는다.. 우리 어머니가 그래도 좋은 분이구나 하고.
그런데 알고보면 뭐 아쉬운게 있어서다.
아쉬운거 채워지면 그 다음엔 며느린 사람도 아니다.
요즘엔 남편도 싫고, 다 싫다.
시부모님 오신다고 하니까...오셔서도 겨울 나고 가신다고 하니까.
첨에 반갑던 맘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날짜가 다가올수록 스트레스 받을일 생각하면 생병이 난다.
남편도 싫고, 시부모도 싫고..
나 정말 결혼은 왜 했나 몰라.
내 발등 찍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