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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BY 워니 2002-12-31

물론 우리 남편도 처가에 전화 한통 안하는 사람입니다.
1년에 2번 명절치루고 처가에 가며 큰 말썽없이 사는 것으로 이미 자신이 대단히 좋은 사위인냥 생각하고 말하죠.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보다 훨씬 시댁에 잘하는 와이프는 잘해도 늘 모자란..철없다는 식으로..하여간 희생해야할, 그것이 당연한 존재로 여깁니다.
제가 먼저 신정 전날 가서 하루 자고 오자고 했어요.
어차피 엄마도 다녀가셨으니 친정 갈 생각도 없었고 남들만큼은 시댁에 하고 삽니다.
근데, 이 남편이 애가 아프다고 못가겠데요.
웬일인가 싶었죠. 그래도 멀지 않으니 가자고 했어요.
근데, 아무말 않더니 이미 식구들과 쑥덕쑥덕..
우리 집으로 다들 모인답니다.
우리 시엄니 신나셨을 겁니다.
집안일 너무 하기 싫고, 찾아오면 아무래도 돈 들이니(평상시에 보일러를 안 켜다가 울 애기땜에 할수 없이 키므로) 행사가 없으면 찾아가는건 싫어하시고 그냥 울 집에 눌러계시고 싶어하시거든요.
제가 유난히 싸나운 울 아이 데리고 질질 거리며 일할때 쇼파에 발 뻗고 누워서 니네 집에선 니가 다하니 편해서 좋다며 주무시고 가시는 분이죠.
단 한번도 오실때 손주 과자 한봉다리 사다주신적 없고, 안 주무시고 좀 쿨하게 가신적 없고, 찾아뵈었을때 좀 쿨하게 그냥 당일로 보내주신적 없고, 간섭이나 잔소리 돈타령 안하신적 없고, 아프다고 죽는타령 안하신적 없는..나쁜 분은아닌데 참, 정 안가게 하는 그런 분입니다.
가려고 가방 싸놓고, 이미 냉장고도 비워두었는데 얼른 시장 봐놔야겠네요. 또 몇일 푹 눌러 계시겠죠. 편하다 노래를 부르시며..
어떻게 새끼가 아프다고 엄마에게 안간다나 참 놀랬는데 아마 시모가 오시고 싶어하시니까 그렇게 한거겠죠.
전 가는게 낫지 오시는건 지겨워요.
서랍까지 열어보고 카드 명세서 보고는 5만원에 미친년 됐었으니까요. 굉장한 구두쇠시거든요.
냉장고도 빠른 눈놀림으로 다 살펴보시고 언제 보셨는지 갈때 싸줄 명목을 말씀하시고, 새로산거 있으면 꼬치꼬치 묻는 분이십니다.
밤에 시댁형제들과 남편과 술한잔 집에서 하려해도 당신 시끄러워서 못잔다고 무조건 불끄고 자라는 독선적인 면도 있구요.
애 키우는 것에 대해서 그 잔소리 누구도 못 말립니다. 물론 그 손주 못생겼다는 말씀과 함께(울 새끼, 객관적으로 괜찮은 인물입니다)
울 남편..내 한번도 명절이나 생신이나, 이런 연말연시에 처가에 전화 한통이라도 했으면 절을 하겠습니다. 남자는 그런게 당연한줄 알죠.
또 엄마 왔다고 좋아서..옆에 나란히 누워서는..베게에 이불에 꺼내와 기분 맞추겠죠?..장모가 오면 안방에 들어가 피곤해서 눕는다며 얼굴도 잘 안 비추는 인간..
아마, 또 돈도 가져다 드릴려 하겠죠. 내 평생에 처가에 1만원이라도 드리는걸 봤으면 또 절을 하겠네요.
좀 쿨하게..서로 편하게 시댁과 지낼순 없는 건가요?
꼭 누군가 부담을 느끼고, 희생하고, 타협없이 이런 관계여야만 하는건지..참, 내 위치가 딱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