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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행복보단 불행에 익숙해진 나


BY 결혼 10년 2003-01-22


벌써 결혼한지 10년이 넘었다.

며칠전엔 넘 마니 아파 밤새도록 끙끙 앓고 아침에 남편한테

"아침부터 여자가 인상 찡그린다고 재수없다"는 말을 들었다.

아침할 기력이 없어 식은밥을 데워서 주었더니

"남편 밥 못해줄 정도면 차라리 병원에 입원해. 보기 싫다"

새로 밥을 지어주고 나가는 길에 병원에 태워달랬더니 시간이

없다면서 매몰차게 나가버렸다. 아침 찬바람을 맞아가며 너무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악을 쓰며 병원에 갔다오니 왼걸 집에

있네. 시간 없다는 사람이. 먹은 밥상도 안치우고.

금방 쓰러질것 같았지만 설것이 안했다고 트집잡을까봐 설것이하고

침대에 쓰러졌다. 전화벨 소리를 듣고 깨었더니 남편이란 작자는

짜장면 3개 시켜서 애들과 먹고 치우지도 않고 거실에 두고 컴퓨터

하고 있었다. 어린애들이야 지 엄마가 얼마나 아픈지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어떻게 알까마는 어제부터 물한모금 못먹은 나에게 빈말이

라도 같이 먹자는 말한마디 없이. 이제 이정도는 서운하지도 않다.

오히려 자기자신이라도 알아서 먹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빈속에 약을 먹으니 어지럽고 멍했다.

다시 누우려니까 남편하는 말

"정심 챙겨줄 생각도 안하고 뭐하냐. 잘때 자더라도 청소는

해놓고 자라" 그래서 내가

" 해도 해도 너무 한거 아니야. 사람이 아파 정신을 못차리는데

물 한모금 마시라는 소리는 커녕 방금 짜장면 먹었으면서 정심

하라는 소리가 나와. 별로 지저분하지도 않는데 자기가 좀 치우면

안돼" 했더니 "마누라 두고 내가 왜 해" 라고 한다. 기가막혀서...

당장 일어나란다. 집에서 도데체 하는게 뭐 있길래 감기에 걸리냐

고 한다. 도데체 말이 안통한다. 한두마디 하다보면 싸움으로 이어

지니 차라리 말하기 조차 싫다.

자기가 아플땐 세상에 둘도 없는 엄살에다가 이거해와라 저거해와라

잠시도 가만안두면서.

10년을 살면서 아플때마다 들어오던 소릴 이번에도 어김없이 또

들었다. 이제는 서운한 마음가질 기력조차 없다.

일년 내내 반찬 투정에 보약을 365일 먹는 남자.

끝없이 남과 아내를 비교하고 무시하는 남자.

화를 내면 끝장 보는 남자. 심심하면 밥상날리고 유리깨고 때리고

5년전 자기가 바람피고도 내가 못해서 그랬다고 정당화시켜버리는

남자. 그런 남자와 왜 아직 살아가냐면 난 아이 둘이 있으니까.

내 인생의 가장 큰 후회 2가지는

1. 이 남자와 결혼한 것

2. 5년전 바람피웠을때 이혼하지 않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