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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나를 보고 시집살이를 안 시켰다고 하네.


BY 보슬치 2003-06-08

스토커갚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지금까지....
왜 했을까?을 수없이 되뇌이며 후회도 무지 했다.
지금은 아들,딸 때문에 행복하려고 무지 노력하고 산다.

결혼하자마자 시엄니는 시댁에 자주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게 직장을 그만 둘 것을 종용했다.
시골사람 생각으로 여자가 남편 보다 월급이 더 많으면 남자를 우습게 본다는것이 이유였다.
죽자살자 공부해서 공채에 겨우 합격한 정말 괜찮은 직장이었는데
바보 같은 난 말한마디 대꾸도 못하고 사표를 냈다.
지금도 무지 후회하는 부분이다.

그만 둔 이후로 임신한 나는 서울에서 시골 골짜기로 농사일을 도우라는 부름을 받았다.
병신같이 착하기만 했던 나는 남편을 홀로 남겨두고 을씨년스런 시댁에 한달씩 머물며 새벽부터 밤중까지 끝도 한도 없는 시골일을 거들었다.
임신한 몸이라 밤에는 배도 아프고 온 몸이 몸살나도록 아팠지만 다음날이면 또 그렇게 하루해를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아오지탄광 보다 더 일을 한것 같다.
남편이 올라오라고 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지만 그럴때마다 남편은 자기는 괜찮으니 나보고 더 도와드리라고 했다.
새벽에 일어나 새벽 밥해드리고,집안일 다 해놓고,고추따고,콩 꺾고
김매고,감자캐고.....
잡티하나 없던 얼굴은 기미주근깨로 얼굴이 다 망가져갔다.
관리할 시간도 없어서 땀구멍도 생기고...... .

첫아이 학교 들어갈무렵까지 거의 10년을 그러고 살았다.

둘째아이 임신해서 막달엔 감따러 오라해서 만삭의 몸에 감나무에 올라 감도 따고,
김장철엔 김장 담그느라 절인 배추를 혼자서 다 나르느라 너무 힘들어 애가 밑으로 빠지는줄 알았다.

무지한 시골 사람이라서인지 우리 시엄닌 밭일 잘하는 며느리가 최고라고 한다.

얼마전 형님에게 어머님이 그러시더란다 작은 며느리는 시집살이 한 번도 시키지 않았는데 왜 못산다고 간다고 그러는지...... .

내나이 이제 인생의 반을 살았고 나도 내인생을 찾아 행복하게 사는데
이젠 연로하신 부모님이 내 발목을 잡는다.
70대 후반이신 시아버님이 밥맛도 없고 보약으러만 사신다고 한다.
나야 막내라 멀리서 지켜보고만 싶지만 가까이 사는 딸들도,며느리도 다들 직장핑계,애들 핑계대고 안 돌봐서 서운한가 보다.
살날도 얼마 안 남은 평생 시골서 고생만 한 두분도,친정부모님 두분
1년이 되든 2년이 되든 그 이상이 되든 여든을 바라보는 네 노인을 위해 마지막 효도라 생각하고 남편과 잠시 떨어져서 아이들만 데리고 다시 내인생의 행복을 잠시 접으려한다.

내가 좋아하는 인터넷도 골프도,여행도,사우나도....
다시 시골의 촌 아지매로 돌아가려 마음을 다잡는다.


오늘도 시어머니는 나를 보고 시집살이 한 번도 안 시켰다고 큰소리치신다.
내가 시엄니 앞에서 너무 웃는 모습만 보여줘서 현실파악이 안 되시는건지....

이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바보라고부른다.
내가찐짜 바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