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결혼하면서 맘에 들었던 한가지는 남에게 신세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갈 거라는 의지였다. 학벌도, 집안도, 가진 것도 없었지만 자신의 능력 하나로 당당하게 열심히 살 거라는 믿음이 있었었다.
그런데 결혼 후 3년이 지난 지금 남편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지하고 가난한 시부모님에게는 조선 시대 아들처럼 모든 걸 다 해드리는 게 당연하고 나나 친정 부모님에게는 뭐든지 받고 싶어하고 요즘엔 아주 노골적으로 남들 친정 부모가 사위에게 해준 것을 은근히 이야기하곤 한다. 남편 옷가지 하나 없이 직장 생활하는 거 불쌍하다고 내가 번 돈으로 백화점에 가서 옷 사주고 남들이 여자가 버는 돈으로 해외여행 다니는 거 부럽다고 해서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나는 나 쓰고 싶은데 못쓰면서 잘해준다고 잘해줘도 점점 고마운 줄은 모르고 당연히 해줘야 되는 줄 아나보다. 시부모님이란 분들은 아무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심지어 통장 하나 못만드시면서 당연히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친정 부모님이 필요한 돈 구해주고 이것저것 챙겨주셨는데 이젠 아예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남들 장모는 사위한테 뭐 해줬다는데.. 이런 이야기 시어머니와 아들이 나란히 나 들으란 듯이 아주 당당하게 하곤 한다. 솔직히 그리 많지 않은 연세에 비슷한 여건에도 뭔가 해보고 알고 사시는 분들도 있는데 당신들 힘으로는 아무런 노력도 안하고 모든 걸 아들한테 의지하고 살아오셨으면서 이제 아들이 결혼하니까 아무 것도 해주시지도 않으면서 친정에서 덕보기만 바라시는 시부모님, 안그런 척 하면서 은근히 자기 식구들만 떠받들고 없는 돈까지 빌려주면서 친정에선 덕 보기만 바라는 남편 다 우습게 보인다. 다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