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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BY 배고픈 며느리... 2003-08-14

난, 30대 후반 직장인이며 두 아이를 둔 엄마다.
남편은 매달 카드 메꾸다가 안되서 이제는 내 카드까지 가지고 가서 달달이 카드 메꾸다가 볼 일 못 보는거 같다.
남편은 성실하지만 하는 일이 잘 안 되나보다.

지금은 시부,시모,아이들2,남편, 나, 이렇게 33평 아파트에서 2,000만원의 융자금이 있다.
집안의 모든 공과금등은 남편이 다 내고 있고,
얼마전까지도 융자금4,000원때문에 허덕이다가 이번에 시부,시모가 2000만원 융자금 갚아주고 이제 2000만원 남아 있다.

시부는 64세이고 시모는 62세이다.
시부는 매일 아프다고 세리젬을 아침7시40분이면 나가신다.
그리고 오셔서는 노인정에 가셔서 저녁때 내가 퇴근해 올때까지 매일 10원짜리 고스톱하러 가시고 시모는 시부가 나가시고 하루종일 아이들과 함께 시름하신다.

 

저녁은 시모가 대강 해 놓으시고,
아침은 전적으로 내가 한다.

 

시부가 연금이 나오니까. 그걸로 두 분은 용돈 쓰시고,
내가 월급날 10만원 봉투해서 아이들 과자값이라고 드린다.

그때마다 우리 시모 이거 애들 과자값도 안돼 하면서 받는다.

주말이나 퇴근시에 아이들 먹을것도 다 우리 부부가 사다 주는데도....
아이들 음료수 등은  친정에서 삼촌이 다 대 준다.
심지어 신발도 옷도 동화책도
난 무진장 친정 도움을 많이 받는다.

우리 시부는 된장도 안 먹고, 돼지고기도 안먹고, 닭고기도 안먹고,오징어처럼 다리있는거도 안 먹고, 시모는 그래도 좀 낳은데 생선중에서 고등어도 안먹는다.반찬투정이 말이 아니다. 생선은 이면수, 칼치, 조기 아니고는 거의 안 먹는다.

밥은 꼬실꼬실한 새 밥을 좋아해서 조금만 질어도 야단이다. 아주 대 놓고....

우리 집은 평상시에도 추어탕 보신탕 내장탕 오리탕 그런거를 거의 거르지 않고 돌아가면서 해 먹는다.

소고기 중에서도 치마양지만 먹는다.  그것이 제일 안 질기고 맛있다면서 다른 부위는 또 잘 안먹는다. 

 

 

 

요즘 내가 노후를 위해서 뭔가 자격증이라도 딸려고 학교로 공부하러 다닌다.
일주일 두번은 저녁 11시가 거의 다 되어야 들어온다.
난,매일 야단 맞는다.  그러면서도 무능한 남편때문에 배워야한다.
나중에 나라도 그걸로 써먹고 살야야 할껏 같기에.....
그건 우리 시부ㅡ시모도 다 안다.
그래도 내가 직장다니면서 공부해 가면서 힘들어 한다는 걸....
그런데 말로는 그렇게 하고 행동은 아니다.

오늘도 아침에 밥을 할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찌게 끓일 것이 없길레....다른 반찬 있으니까 하고 안하고 청소하다가 쌀만 담가 놓고 전기를 꽂지 못하고 깜빡 했는데 밥을 차릴려고 하니 밥이 안 되어 있었다.
나도 놀랬지만, 우리 시모 방방 뜬다.

집안일에 신경도 안쓴다고.....  애들 맡겨두고 나도 힘든데,,,,  뭐 먹을 거 젓가락 갈때가 없다고..... 당신들 나중에 더 늙으면 어떨까 무섭다고.....

아주 방방 떴다.
그나마 식은밥으로 시부,시모 밥 차려드리고,난 치우고 남편깨워서 밥 차려주고 치우고 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밥도 못 먹고 출근했다.......
 우리 남편 분위기 대강 챘는지 아무말도 안 한다.....
그저 밥만 조금 떴다.....



지난번에 2000만원 대출금 갚아주면서 지금까지 직장생활 하면서 뭐했냐고 비웃으시길레....반찬 좀 신경 안써 줬더니 당장 날아온 화살이다......
그때 먹고 살기에 바빴다고 했다.... 그랬더니 비웃었다.....

난, 그래서 반찬 덜 사고 조금이라도 아낄려고 맘 먹었다가 오늘 아침에 또 얻어 맞았다....

 

정말 피곤하다....
왜 갈 수록  더 할까?......
이렇게 함께  계속 살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두 시부,시모가 가실때도 없다....
시부 명의의 아파트를 작은 아들이 팔아서 다른 일로 썻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