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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


BY 오뚜기 2003-09-20

남편이랑 별거를 결심하고 서운했던 일들이 차례차례 떠오른다.

내가 잘못된 건지. 남편이 잘못된 건지.

둘다 순한 편이고.

 

지금은 모든 것이 혼미한 상태라 내 상황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얘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남편은 나의 성기를 하수구라고 얘기했다. 남편은 최근에는 나와 냄새가 나 관계를 가지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각 방을 쓰려고 하고 내가 잔소리하면 하루이틀 자다가 다시 답답하다며 다른 곳에서 잔다. 내가 천식을 얻어 기침을 하자 남편은 친정엄마 있는데서 나에게 화를 내며 차라리 죽으라고 했다.

 

남편은 친정엄마에 대해 나에게 되먹지 못한 인간이라고 말한다.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몇개월전에는 부부싸움을 말리던 엄마에게 "장모는 시골로 내려가세요"라고 말했다. 화해 시키려 남편과 엄마와 자리를 마련했지만 남편은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며 "딸이 도와주는데 잘 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남편은 친정아버지가 말기암으로 친정집에서 돌아가신 직후 나에게 집에서 냄새가 난다고얘기했다. 냄새가 안난다고 내가 얘기하자 손으로 밀치며 냄새나면 그런줄 알지 그런다고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나는 울며 술먹느라 연락두절인 남편을 기다렸고, 남편은 집에 와서도 집에 냄새 나면 안된다며 설거지 다하고 음식물 쓰레기 다 버리고 친정에 갔다.

 

남편은 5살난 아들에게 거짓말 한단다. 그 나이 또래는 상상력이 풍부해 현실과 혼동한다고 말해줬다. 그러고도 거짓말한다길래 싸웠다. 아들에게 임마라고 한다. 몇차례 경고했다. 아이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화가 나 거의 달려들어 육박전을 벌였다.

 

글쎄 이제 이런 기억들도 희미한 것을 보니 나도 이제 쉽게 잊고 적응을 하는가 보다.

 

하지만 별거를 결심했다. 참담하다. 맞벌이에 아이 하나. 오늘은 결혼5주년 기념일.

 

어제 밤에 친구와 술 한잔 하려 가던 중 길거리에서 박스를 주워 실고가는 할머니를 봤다.

 

삶이 고단해 보인다. 이런 내가 감정의 사치를 부리는 건 아닌지 싶기도 했다.

 

조금 시간을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