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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그렇게까지 잘못한걸까요


BY 닌니맘 2004-07-07

먼저 인사부터 올립니다. 오늘 너무너무 속상(..하다고 해야하나?)한 일이 있어 어떻게든 이 속을 풀어야겠는데 문득 이 사이트 생각이 나서  회원가입하자마자 부랴부랴 여기부터 들렀습니다.

경남양산에 사는 서른하나의 다섯살된딸을 둔 아줌맙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요...

원래 울신랑이 연애때부터 여자가 함부로 어딜 쏘다니는(??)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한마디로 보수적성격의 절정이라고 할수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연애도 오래했고 결혼생활까지 합치면 벌써 십년동안 봐온사람이라 이젠 어느정도는 맞춰주며 살아지는데요...오늘아침에는 딸아이를 유치원차에 태워보내고 오는길에 딸애유치원친구네엄마가 커피한잔하자고 해서 갔죠 (아시죠?아줌마들 한번 수다풀면 시간가는줄 모르잖아요)두시간쯤 지났을까? 저랑 젤로 친한 이웃친구가 절 찾아와서는 그러는거에요. "너네신랑 지금 너찾아 온동네 뒤지고 있다,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으니까 빨리 가봐라"구요. 그제서야 아차싶어 뛰어갔을때는 이미 온 집안을 난장판을 해놓고 저오기만을 이를 부득부득 갈며 기다리고 있는거에요.

 

저도 솔직히 잘한게 없는거 알기땜에 무조건 받아주려고 입다물고 있는데 찬찬히 둘러보니까 정말 나도 모르게 속에서 부아가 치미는거에요. 아침에 딸애가 소파에 놔두고간 블럭을 다 집어던져서 거실에 풀어놓고 먹다만 라면을 싱크대에 집어던져서 사방에는 국물이 튀어있고, 아지막 마무리로 신문에다가 매직으로 한마디 써놨더군요."정말 기분 드럽다!! 니 맘대로 해라!!!" 이렇게요...

그걸읽고나니까 어찌나 유치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는지 방금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미안하다고 하려했던 맘이 그냥 사라지면서 저도 성질이 나는거에요...

그다음은 말안해도 아시겠죠?

기억도 안나는 예전일까지 끄집어내서 트집잡고 나처럼 팔자좋은 여자가 어디있냐는둥, 허리위어지게 돈벌어다주니까 마누라랑 애만 배터지게 갑부행세(??)하고 다니고 자기는 아침에 양말도 자기손으로 챙겨신고 가는게 억울하다는 둥, 남편을 개털만도 못하게 여긴다는둥...정말 일부러 내속을 뒤집으려고 작정을 하고 막말을 하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신랑이랑 옥신각신하다 어쨌든 내가 잘못했다고 정식으로 사과하고서야 겨우 신랑을 보냈죠. 보내고 혼자서 신랑이 엉망으로 해놓은 집을 치우다 그만뒀어요. 청소기를 돌리는데 자꾸 앞이 부옇게 되서 도저히 청소를 할수가 없대요. 

 

평소에 신랑이 전날 술먹은 날은 누룽지끊여 다 차려놓고 집까지 다 청소해놓고 신랑핸폰에라도 문자띄워주고 나가도 나갔다가 오늘 첨으로 내핸폰도 없이 (예정에도 없던 모닝커피마시자는 얘기에 그런건데)집을 비웠는데 아주 제꼴이 우습게 됏네요. 아내자격도 없고, 신랑을 우습게 아는 싸가지없는 마누라에, 헛바람들어 돈만 펑펑 쓰는 헤픈여자가 되고 보니까 솔직히 신랑일찍 들어온다고 할까봐 겁납니다. 그러고는 더 사람허무하게 만드는건 오후에 신랑이 전화를 해서 한다는 말이 아침에 자기가 그런건 배가 고파서 그런거랍니다.  웃기죠? 세살먹은 아이도 아니고, 눈뜬 장님도 아니고 팔다리도 멀쩡한 어른이 단지 자기손으로 한끼 챙겨먹는게 억울해서 그랬대요.  그말을 들으니 뭐라 대답할 말이 없더군요.

 

울신랑은 내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업되있으면 이상한가봐요. 자기도 모르게 무슨 좋은일이 있다고 저러나...하구요. 하긴 내가 좋아 같이 사는데 누굴 탓하겠어요. 신랑성격이 불같은거 알면서도 이런 실수을 한 내가 바보죠. 이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론 신랑에게 늘 서운하답니다. 난 이렇게까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지 성격받아주며 맞추려 애쓰는데 그건 몰라주고 한번 실수한걸로 이렇게까지 사람을 잡는다 싶어서요.

 

어쨌든 하다보니 얘기가 너무 길어졌지만 어느분이 읽든지간에 전 이렇게라도 하고보니 속이 좀 풀립니다.  행여 이글을 읽으시면서 저더러 참 답답하게 산다고 흉보셔도 어쩔수가 없네요. 울신랑성격을 바꾸려다가 내가 먼저 홧병으로 쓰러질것같아서 차라리 쥐죽은듯이 지내는게 맘이 펀하네요.

 

여기 회원가입하길 잘 한것 같아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