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11살 먹은 딸을 패 놓고 너무 기운이 빠지고 앞날이 걱정되서 이렇게 글을
올려 보네요.
전 애가 셋인데 신랑과 주말 부부라 혼자 이렇게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요.
맘 같아선 셋다 똑소리나게 키우고 싶은데 모든게 맘처럼 쉽지가 않네요.
애들 혼내주는 것도 말로만 잘 타이르려고 했는에 오늘 제 모습은 폭력 애미
그 자체네요 글쎄..
우리 11살 큰딸은 어려서부터 말잘하고 똑소리가 나서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곤 했지요. 애가 영특해서인지 어른들 맘도 잘 헤아리고 머리 회전도 빨라서
영어도 중학교 수준실력이고 글재주도 좋아서 1학년때 전국대회에서 입상도 하구...
하여튼 시 어른들이 소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길만큼 벌써부터 기대를 갖게 해주는
그런 아이였어요.. 그래서 전 큰애는 나름대로 하려니 믿고 밑에 아이들 둘 키우느라고
세심하게 공부에 간섭을 않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네요. 커갈수록 친구들을 너무도 좋아하고 쇼프로니 가수니 이젠 동방신기에 폭 빠지더니 아예 음악 케이블 방송만 켜 놓고 사네요. 여름방학전에 홈쇼핑과 학교 도서 바자회에서 나온책을 100권 정도 사주었더니 지금까지 본 책은 5권도 않되지 뭐에요.어휴~
요즘은 집에만 오면 가방을 던져 놓곤 컴퓨터를 켜놓고 연예인 홈 페이지에 들어가서 살거나 친구들하고 쪽지를 보내느라 정신이 없네요. 그래서 제가 많이 혼내켰지요.
네가 집에 오면 먼저 숙제하고 학습지부터 풀어라 그 다음엔 네가 하고 싶은거 다 해라...
그랬더니 처음엔 말 잘듣는것 같더니 긴장이 풀어지면 그냥 다시 쪽지 보내고 가요나 따라부르고 그러네요. 동요란건 얘네들에겐 아주 관심밖의 개념인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혼내기도 무지 혼냈습니다. 공부 많이 하란 말도 아니고 아주 기본적인 것 부터 해 노라는데 그렇게 엄마말도 못알아듣고 속터지게 하냐고...
공부가 점점 떨어지는건 둘째치고 소리 몇번 지르고 악을 박박 쓰면 꼭 금방이라도 암에 걸려 죽을것 같아서 이러다 갑자기 죽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오늘 일어난 일도... 애가 옷도, 씻지도 핞고 컴퓨터 앞에 있길래 씻고 학습지 부터 해놓고
나중에 컴퓨터 하라고 했더니 학습지 미리 해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또 하나 얇은것
풀어 놨냐고 물었더니 그건 않했다고.. 그럼 그거 컴 끄고 그거 하라고 했더니 5분만 하겠다고 하네요 . 그래서 또 않된다고 지금 당장 끄라고 야단 쳤더니 이것이 아주 애원을 하네요 음악만 조금 듣겠다구요.. 그래서 제가 1분만 더 하고 끄라고 했죠..그랬더니 좋아라 하면서
방으로 들어 가대요..
한참 시간이 흐른뒤 전 밑에 두 아이들 씻기고 치우고 하다가
큰애 방에 갔더니 이것이 그때까지 문 잠궈 놓고 약 50분 동안 컴앞에 앉아 있지 뭐에요..
제가 끄라고 소리지르고 막 야단을 쳤어요.. 그래도 공부는 해 놓은거 같아서 말로만 혼내키는게 낫겠다 싶어 참았죠.
그리곤 텔레비젼 보면서 과일 먹이고 잘 시간이 되서 침대에 눕히고...
그러다가 큰애 방 책상 좀 치우려고 하다가 문제지를 보니 거의 백지더라구요..! @.@
겨우 반장이나 풀었나..? 그것도 지난주 금요일걸루 말이죠.. 이것이 그때까지 컴하느라고 손도 않댄거에요..순간 뚜껑이 열리네요. 미칠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아이한테 가서 막 소리지르며 정신 없이 두들겨 팼어요.뵈는 것도 없고 정신도 나가고 아주 열이 받쳐 죽겠더라구요.. 오늘 네가 죽던지 내가 죽든지 둘중에 하나 하자고..
다른 아이들보다 학원도 피아노학원 하나만 다니고 학습지도 일부러 많이 시키는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엄마 속터지게 만들거냐구....보이는게 없다 보니까 애 옷까지 다 찢어놓고
무지하게 손찌검을 했네요.. 아래 아이들은 놀래서 다 따라 울어대고...에혀~
이렇게 살려고 않했는데... 이렇게 아이들 키우려고 않했는데...
인성교육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공부도 전혀 무시할순 없고..
너무 공부 공부하는 엄마는 되고 싶지 않은데 우리나라의 교육실정 앞에선
어쩔수 없는 일이고...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 정말 걱정이 앞서네요...
아이는 제가 한일이 잘못이라는걸 알고 있지만 이런 기억들이 모두 사춘기에 반항심으로
표출된다는데 과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오늘 아이때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이러다 아동폭력, 학대로까지 이어지는게 아닐까... 내가 과연 올바른 행동을 하고 있는걸까까...
지금 아이는 찢어진 옷을 입고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내가 한 행동을 이해나 하려는지... 앞으로 삐뚤어 지지나 않을지...
앞으로 걱정할 일만 남았는데... 이런 못나빠진 엄마를 둔 딸이 안쓰럽기도 하고
또 내 자신이 싫어서 슬프고 힘들고....
그래서 이렇게 잠도 못자고 앉아 있네요... 에혀~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