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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의 마음은?


BY 손아랫동서 2004-10-29

형님이랑 같은 전공을 했습니다.

형님은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뒀고 저는 계속 했지요.

물론, 시부모님께서 일을 그만두라고 말씀하셨었구요.

형님은 시부모님도 남편도, 그리고 심지어 친정에서까지 일을 그만두라는 분위기여서

저는 남편(동일 직종), 친정에서 그만두는 것을, 아니 제 자신이 별로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 계속 했습니다.

혹시나 며느리 일하면 여러가지 가정일에 소홀할까 생각해서 반대하셨던 시부모님(무섭게 반대하셨습니다. 같이 사는데 새벽 4시 부터 일이 끊이지 않았어요)도 아이를 키워주실 정도로 제가 일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게 됐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계산도 있으셨겠지만, 그렇게 인정받기까지 저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그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게 형님이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아이도 같이 낳았구요. 형님은 결혼하고 4년만에 첫애 낳고 둘째를 제 첫애랑 비슷하게 낳았지요. 집안 첫 아들이라고 엄청 위함받았습니다. 형님 둘째는....

 

전 형님이 저랑 성격은 다르지만, 참 좋은 사람이라고 무던하다고 생각하고 정말 형님한테 잘했습니다. 형님이 저한테 그닥 잘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만(제 위주로 생각해서 그런게 아니고 형님이 좀 좁습니다.) 빤질 거리는 큰형님 대신 묵묵히 할일 찾아하는 형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기에 형님한테도 형님 아이들한테도 잘했습니다.

 

그런데 형님이 저한테 모진말을 서슴치 않고 하네요.

 

아이 육아 문제, 교육문제 등 사사건건 제가 하는 말에는 빈정빈정....이제는 음식할 때도....

일예로....아주 사소한.... 튀김을 하는데 형님이 물 튀니까 재료를 한번 삶아서 익혀 하자고 하시길래 제가 그렇게 해도 맛이 괜찮겠느냐고 하면...됐다.(눈이 팩 돌아갑니다) 동서가 해라 하는 식......

아이는 집에서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가치 부여를 엄청해가며 애 떼놓고 일하러 다니는 저한테 잘난체도 하고 애가 잘못될 거라는 둥 어쨌다는 둥 걱정해 주는 척하면서 겁도 주고 하면서 애를 잘키운다고 자부했던 형님 뜻대로 애들이 잘 안되는걸 저한테 푸는건지...(제가 볼 때는 형님 육아 방식에 좀 문제가 있어보이지만, 내색은 안합니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건 엄마가 제일 잘안다고 생각하거든요) 형님 애들이 좀....그렇습니다. 쟤는 왜 저런거야?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지요...시부모님도 손자손녀가 이쁘시겠지만 이제는 참지 않으시고 야단도 치십니다....저는 그럴 때마다 안절부절하게 돼요. 괜히 잘 있는 제 아이만 눈치 구뎅이가 되갑니다. 

 

하옇튼  사사건건 사소한 것에까지.....말 한 마디를 비꼬지 않고 하시는걸 들어본게 언젠가 싶습니다.

처음에는 형님 맘이 어떨까 생각해보고 무조건 맞장구도 쳐보고 말을 하는게 문젠가 싶어서 말을 아예 안하고 기냥 웃어도 봤고, 무조건 형님이 시키는 대로 예예도 해봤는데....그래도 정도가 점점 심해집니다. 이제는 형님 얼굴 볼 생각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합니다. 밥을 같이 먹고나면 소화가 안돼서 꼭 약을 먹어야 하구요.

거의 일요일 저녁을 같이 먹게되는데.....형님 맘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