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도 시아버님 말씀이라면 꼼짝을 못해요.
저는 결혼 이십년을 덩달아 예 소리만 하고 살았어요.
처음엔 남편같은 사람이 좋아 보였어요.
부모에게 효도하고 그런 가정적인 사람...
이제는 웃기지도 않아요.
딸아이 효자한테 시집 안보낸다고 말해요.
정말 자다가도 부르면 달려가고
티비프로 지나간게 보고 싶다고 하면 방송국까지 가서 녹화 테이프 사다 드리고 하는 그런 아들 원격조종 장난감으로 아시죠.
며느리고 뭐고 없어요. 그저 당신은 소리 지르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죠.
제 생각은 그래요.
배운게 있건 없건 노인과 어른의 차이점을 나이 드신분들도 깨달아야 한다는거죠.
못배우셨어도 어른으로서 존경 받는 그런생활 태도나 건전한 사고 방식을 가지셨다면
남편따라 존경하지만
시아버님은 그런게 아니라 억압으로 아들을 눌러 오신거죠. 이제껏.
행동거지가 전혀 존경 받지 못하신데 며느리가 어떻게 노인을 존경하겠어요.
그저 집안 시끄러우니까 예예 하는거죠.
자식을 힘으로 눌러 키우신거 같아요.
평생을 놀고 사셨으면서 어쩜 그렇게 큰소리이신지.
그래가지고 아들 기만 죽이는거죠.
아내한테 부끄럽고 자식들한테 대우 못받고
남편이 불쌍하다가도 시아버님 생각하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천치 같아서 가끔 다투어요.
올 추석에는 시아버님 제가 좀 늦었다고 대문 밖에서 부터 소리소리 지르시는데
머리뚜껑이 열려서 처음으로 아버님께 대들었어요.
저도 이제 좀 있으면 며느리도 보고 할 나이라고요.
야단칠 일이 있으면 아이들이 없을때 따로 불러서 말씀하셔도 되지
온동네 다 들으라고 소리치냐고요.
즐거운 명절에 그렇게 사람 기분 잡칠 일 있으시냐고요.ㅋㅋㅋ
남들은 되먹지 않은 며느리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이십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생각하니 아직까지 속이 시원하내요.
그랬더니 노인네 왈 대학나온 며느리가 여지껏 당신을 깔봤다고 푸념을 하시면서
니 부모는 어른한테 대들으라고 널 가르쳤냐 하시면서 넋두리를 하시는데...
결국 아들은 울고 저는 끝까지 한마디도 지지 않고 대들고
그야말로 명절을 엉망으로 만들었지요.
제가 늦게 와서 외로우셨다네요.
참나
외로우시면 맏며느리한테 잘 좀 해주시지
그저 예 잘못했습니다. 예 예 당신 말씀이 옳습니다.하니까
아들뿐 아니라 며느리도 장난감인줄 아셨나 봐요.
추석의 헤프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