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상반된 입장은 있겠지만...
저는 세살 난 딸아이의 엄마구요, 정말 제 딸이라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는 걱정 되어 속상하리만치 내성적이라 순 한데요,
그래서 집에서도 신경쓰일 만치 별나게 뛰는 일도 많지 않아요
집이 오래 된 마루 바닥으로 된 거실로 되어 있어
이젠 하도 주의를 많이 줘서,
어제는 자기가 알아서 살금살금 걸어가는 시늉을
내는 데 순간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대요..
저 정말 그런 얘기 들을 때면
정말 조심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꾸 조심했는 데도 안되네요..
짐작 하시겠죠?!!!
너무 속상해서 오늘도 다른 데 집 보러 갔다 왔어요
이런 일로 스트레스 받을 줄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오늘도 괜히 별로 뛰지도 않는 아이한테 짜증만 내고..
그렇다고 제가 화 난다고 해서
밑에 집에 가서 제 나름대로 변명이라도 늘어 놀
처지도 못 됩니다.그래서 답답하지만
자꾸 자꾸 들으면서 '죄송합니다, 합니다.. '하며 참고 있습니다.
그 집, 이사 올 때 부터 신경 쓰였습니다!!!
바로 우리 시어머님의 제자의 학부형이거든요
그 집에선 두아이들을 어엿한 대학생으로 키울 만큼
이미 다 키우셨고, 그래서 그 제자 아이 아직도 있습니다
자기는 옛날에 애 안 키워 봤나...
하기야 우리 집에 와서 그러대요
자기네는 애들 두 살때 부터 까치발 세워서 키웠대나..어쨋대나..
우린 시댁과 같은 아파트, 호수만 다를 뿐 같은 동에 삽니다.
여기 사신지도 아주 오래 되어서 오래된 이웃이 많으시고
거기다 우리 아파트는 더 오래되어서
그야 말로 우리집 주변엔 연세 많으신 분들만 정말 많으시고,
경로당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 또래가 별로 없어
옆 집 손주나 오면 구경만 할 따름입니다.
어쩌나 문 밖에서 소리나면 귀를 쫑긋거리기도 하고
요새 아이들은 놀이터에도 안나오대요
아이가 너무 외롭게 저 하고만 노느라
정말 불쌍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일 주일에 몇 번씩 문화센타에 열심히 다닙니다.
그런데요, 그런데요,..
시어머니댁을 바로 코 옆에 둔 며느리 된 제 입장에서
전 무녀독남의 외며느리, 우리 어머님의
하나밖에 없는, 그것도 별로 눈에 안 차는 며느린데요
우리 어머님은 정말 모범적인 분이시고, 그러기에
남에게 조금이라도 나뿐 소리 듣는 거 정말 싫어 하십니다.
아주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 주일에 한 번씩
현실로 일어납니다.
그 아줌만 우리 집에 와서 한 소리도 모자라
우리 시어머니와 동네 수퍼에서 만나기만 하면
제 험담을 한답니다.
애가 밤 늦게 까지 뛰어서 잠을 못자 스트레스 받아 정말 못살겠다는 둥,
그집 아저씨가 집 잘 못 샀다고 야단 친다는 둥,
무슨 놈의 애를 저렇냐는 둥
애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면서 어른이 잘못이지 하면서
우리 애는 천하의 별난 아이, 미운 오리새끼가 되버렸고
저는 기본상식인 이웃예절도 모르는 몰지각한 애엄마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자기네 아저씨가 많이 예민하시고 좀 별나다고
올라와서 얘기하는 것을 자기도 미안하다고 했으면서..
저도 처음엔 애 키우는 엄마로서
정말 무지 미안하고 잘 봐달라는 마음에
그 집에 맛있는 거 정말 많이 사다드렸습니다.
맛있는 거 있으면 갖다드리고 우리 먹을 때
같이 피자도 시켜드리기도 하고...
그 집 아저씨는 술을 드시면 한번씩 헥까닥 하는 타입이신 것 같습니다.
우리 라인은 연세드신 분들이 많아
밤이건 낮이건 늘 조용한 편인데, 그집이 이사온 후로
처음 아파트 복도에서 큰소리로 욕하면서 술쿠새 하는 사람 처음 봤으니까요
두 번은 다른 사람과 싸우면서..
한 번은 문밖에서 누가 고래 고래 싸우는가 싶어
내다봤더니
아 글쎄, 그집 아저씨가 술에 취해서
우리애 떠든다고 막 쌍욕을 하며 소리치는 것이에요
참 어이가 없지만 창피하고 술먹은 사람과 상종도 하기 싫었지만
순간 그 아저씨가 우리 애한테
'무슨 놈의 애가 저 모양이고! 저런 애 키워서 뭐에 써 먹노!..'하고
그 땐 이제 두 돌도 채 되지 않은 아이한테 무지막지한
악담을 해 대었을 땐
아무리 술에 취한 사람이 한 말이라도 순간
아이 엄마라도 참을 수가 없던 차에,
아줌마가 올라오셔셔 많이 미안해 하시대요..
그 때, 그 때
제가 참았어야 하는 데..지금 생각해 보면..
저도 아저씨가 한 말에 화가나서 참지 못하고 그만
" 우리도 신경쓰여서 못살겠다. 이사라도 가야지..'하며
반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화를 몇 마디 냈는데
그 후론 안색이 싹 바뀌셔셔
이제는 우리집에 와서는 말 안 하고
슈퍼에서 어머니를 뵐 때면 그런 소리를 하시는 건지..
그래서 또 우리 어머님은 속이 상하셔셔
바로 저에게 전화를 하시고 주의를 주시고..
오늘은 경비실에서 여러 사람 있는 데
큰 소리 내며 또 그러더랍미다.
우리 시어머니가 지나가다가 그러는 거 보신 거죠
그러는 그 아줌마도 일면의 이유가 있겠지만
정말 미치겠습니다!
저도 한편으로 정말 화가 나고
억울합니다.
배울만큼 배웠고, 들을 만큼 들었고, 읽을 만큼도 읽었고
그래서 남이 싫어하는 거, 폐 되는 거 될 수 있으면
안 하려는 지각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조심도 많이 많이 했는 데
정말 왜 자꾸 이러나 싶습니다.
아줌마 말대로 정말 정말 '쿵쾅 쿵쾅'거리며
제대로 뛰기라도 했으면 말이라도 안 합니다!!
자꾸 조심하고 또 조심시키는 데도 자꾸 그러시니..
그렇다고 우리 집에서 걷지도 못합니까!!!
우리 집은 마루 바닥 거실이라
항상 발바닥 끝으로 힘을 주어 걷습미다.
무신경하게 터벅거리며 걷다가는
마루마닥이라 울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시멘트 바닥으로 된 방바닥을 걸을 때도 온 신경을 씁미다
혹 방바닥이라고 방심하다가 체중이 실려 큰 소리로 울릴까봐..
정말 온갖 신경을 다 씁미다.
방바닥에는 고무매트가 몇 개나 깔린지 모릅니다.
그런데 또 그 런소리 듣고나면
왜 또 쿵쾅거리는 소리가 났을까 하고
제머리로 온갖 연구를 하며 머리를 굴립니다
제 삼자를 대동해서라도, 아니 경찰을 불러서 어떻게 확인이라도
시켜볼까 별 생각도 다 합니다..답답해서..
정말 애키우는 게 죄밉까 그래도 저는 찍 소리도 못합니다
윗집에서 30개월 된 딸 아이를 키우는 엄마니까요..
정말 이사 갈 겁니다. 가야죠, 가고싶습니다!!!
정말!!!
......하지만,
이런 일만 없다면 이사 갈 이유가 없는 데..
이사 정말 가야 하나요..
이대로 한 사년 정도 참고 살아야 하는 지...
다 풀어 놓고 나니 또 모르겠네요...
하지만 오늘 하루 속상했던 기분
많이 풀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