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들어와 봤어요. 다들 잘 사시나요?
저는 올해 33살의 수학강사입니다. 결혼한지는 7년됐구요.
그냥 정말 너무 답답한데 어디다 물어볼 곳이 없어서 글을 씁니다. 현명하신 선배, 후배님들 많은 조언 해주세요.
저 지금 남편이랑 아주 냉전 중입니다. 원인은... 글쎄 저한테 있다고 봐야겠네요.
저흰 결혼 7년이 되도록 아직 아기가 없어요. 지금까진 그래도 둘이 정말 다정하게 잘 살았어요. 저흰 늘 술도 둘이 마시고 서로 사랑문자도 매일 주고받고 TV를 보더라도 꼭 둘이 붙어서 남들에게 닭살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연애하듯 살았어요. 정말 남편에겐 별 불만이 없었습니다. 너무 자상하고 다정한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변했어요. 아니 전 변했다고 느낍니다. 지난달에 제가 처음으로 임신을 했고 제 남편 초음파 사진 보면서 좋아서 눈물까지 보였는데 글쎄 그 아기가 심장이 뛰질않아 얼마전에 수술을 하고 그 아기를 보냈습니다. 너무 힘겹고 슬퍼서 죽을 것 같았죠.
아마 남편도 많이 힘들었나봅니다. 지난주에 술을 엄청 마시고 새벽에 들어와서는 각자 모른척 좀 살자하네요. 날벼락 같은 소리에 전 당황했습니다. 이유를 물었죠. 너무 힘들고 괴롭다하더군요.
작년 연말에 저희 집에 큰일이 있었거든요. 제가 돈 사고를 좀 쳐서 집을 작은 평수로 옮기고 (32평에서 26평)한바탕 싸우고 그랬거든요. 어디 사치한건 아니고 바보처럼 남에게 속아 빚을 안게 된거예요. 저도 결혼하고 지금껏 학원강사 하면서 꽤 돈을 벌었고 열심히 살았다는걸 알기에 남편은 절 용서했고 잘살아보자 그랬어요. 지금 결혼했다 생각하고.
근데 그때부터 자기 가슴속에 계속 저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었다네요. 혹시 또 뭔가 숨기는게 있지않나 하는 의심같은거요. 그걸 내색 못하고 저에게 사랑한다 하고 늘 웃고 편지하고 하는 자기 자신이 너무 가식같아 괴롭데요. 아기가 잘못되고 나니 왜 자신은 되는 일이 없을까 싶고 못난 자기 만나 저도 뜻대로 안되고 자꾸 힘들어만 지는것 같아 도저히 못살겠다합니다.
이혼을 하자는 건 아니구요, 그냥 내버려 달래요. 저를 아직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본인 맘을 숨기고 예전처럼 사랑으로 살 수가 없데요. 그러면서 한 집에서 자기가 나가든지 들어오든지 간섭말고 밥 먹든지 굶든지도 상관 말아 달래요.
전 그 사람 말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않고 이해도 되질 않아 힘겹습니다. 아침까지도 입맞춤하고 안아주고 출근했던 사람이 갑자기 술먹고 그러니까요. 자긴 몇달을 쌓여왔던 것이 터진거라지만 하필 제가 제일 힘든 이때에 이러는 그 사람이 미웠어요. 물론 같이 아기를 잃었고 제가 쌓은 잘못은 있지만 한 집에서 아이도 없이 달랑 둘이 사는데 각방 쓰면서 개인 생활이 가능한가요?
지금까지 워낙 둘이 붙어지내다보니 그런 생활을 전 견뎌낼 수가 없을것 같아요. 어쩌죠? 처음엔 혹시 여자가 생겼나 그런 생각도 해 봤지만 그건 아니더라구요.
전 아직도 남편을 많이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그 사람도 제가 밉고 싫은건 아니라는데 그럼 이러는 맘은 또 뭔지 너무 혼란스러워요.
오늘은 너무 답답해서 아는 언니따라 철학관이란데도 가봤어요. 제 사주에 `충`인가 뭐 그게 있어 아기도 잘못된거고 남편이랑도 부딪친다고 제가 포용하고 감싸안아야 된다더군요. 이혼할 팔자는 아니라나 그러면서요.
이렇게 지내면 남편이 돌아올까요? 그 사람 남처럼 지내자면서 집안에서 제가 움직이면 늘 안그런척 하면서도 눈으로 절 쫓고있어요. 베란다 유리창 통해 다 비치잖아요. 각방쓰면서도 제가 작은방에 이불펴고 자려고 하면 절더러 '침대아니면 잠잘못자잖아'하면서 자기가 바닥에 자요. 그래서 더 혼란스럽습니다.
그냥 아무말 않고 지금처럼 제 일 열심히 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아님 저 때문에 힘겹다는 그 사람을 놓아주어야 할까요? 제가 원하지 않으면 이혼은 말도 꺼내지 않는데요...
제발 누가 현명한 답을 저에게 주세요... 가장 소중한 아기와 남편을 동시에 잃고 지금 저는 헛깨비처럼 살고 있습니다.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