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
이 바보같은 자식아.
나이 40넘어서 새롭게 가슴콩콩 뛰는 여자만나니까 세상이 장미빛이지?
너 작년에 있었던 술집여자 사건, 내가 그냥 넘어가주니까 만만해보였나부다
다 알고도 정신차리겠지 싶어 한번 넘어가준거야...
이혼할 마음은 없었으니까 말이야.
이번엔 학교선생이니?
아침부터 나 학교 출근해~ 남의 남편에게 메세지날리고
그 남편과 아내들의 아이 가르치러 가나부다.
남편아.
너 그 여자만나고 다닌지 몇 달 지난거 다 알고있단다.
어떻게아느냐고? 뻔하지 바보야..
잠잘때도 손에 쥐고 자는 그 핸드폰은 멍청한 니가 걸어놓은
뻔하디 뻔한 비밀번호때문에 예전부터 나에겐 밥이었단다.
가끔 잠안오는 밤이면 침흘리고 자는 니 손에서 떠난 핸드폰으로
꽤 재미있는 소설을 읽곤했지.
눈떠서 내 얼굴만 보면 그렇게 짜증나던 네놈이
얼마나 잘난 여자인지 모르겠다만 그렇게 좋아하는 여자랑
알콩달콩 나눈 사랑의 이야기가 아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더구나.
내 진정으로 충고하겠는데.
문자메세지 받으면 제발좀 그 자리에서 지워라.
그거 모아놨다가 책낼거니?
일하다말고 그 메세지 차례로 들여다보면 아이디어가 팍팍 솟니?
게다가 니가 보낸거까지 무슨 경사났다고 다 저장해놓니?
똥눌때도 들고가는 그 핸드폰을 무슨 정신으로 놔두고 출근해서
신발도 못갈아신고 실내화차림으로 헐레벌떡 뛰어오고 지랄이니?
나 컴맹아니란다.
니가 잘난척하면서 인터넷으로 어쩌고 저쩌고 할때
그런거 모르는데...하며 멍청한 노릇한거 좀 미안하긴 하다만
나? 혼자서 홈페이지만들 정도의 실력이란다.
친구찾기 너 몰래 가입하는 정도의 쎈스는 누워서 떡먹기더라.
이번 외박하고 오던날, 드럽고 치사해서 니가 모텔에 있을 시간에
일부러 안찾아봤다.
후회는 좀 된다만..내 폰에 무슨모슨 모텔이라고 뜨는거 싫어서 안했단다
그 목숨같은 핸드폰.
제발 좀 간수잘하고 다녀라
현재까지 입수해놓은 전화번호가 열두개 넘어가고
발신번호감추고 다 통화해봤단다.
그 메세지들은 모두다 내 핸드폰으로 재발신 해놨으며
왠 여자사진까지 내 폰에 잘 저장되어 있단다
일년 몇 개월동안 진행된거라 표시는 안났을거다.
이혼 법정에서 너 게거품물고 쓰러지는게 눈앞에 보인단다.
아, 당분간은 걱정안해도 될거야
내가 아무소리 안하고 있을거거든.
근데 남편 네가 그 여자만나고 들어와 양심의 가책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쓸데없는 잔소리좀 하지말아줄래?
애써 모른척 참고있는 내가 언제 폭발해서 뒤집어엎을지 나도 모른단말이다.
일때문에 돈때문에 식솔들때문에....받은 스트레스
좋아하는 사람만나서 즐겁게 놀고 잘 풀고왔으면
일주일정도는 좀 곱게곱게 살았으면 좋겠단다.
남편아...아니, 애아빠야
장미빛 참 좋지?
근데 예전의 장미와 다른게 좀 있단다.
결혼전 싱글때의 장미는 봉오리여서 곧 피어날 아름다운 꽃에 대한 희망이 있었지만
결혼후 그 나이에 피는 장미는 너무 벌어져서 꽃잎이 떨어질지도 모르는거야.
늙은 장미는 가시도 더 단단하고 아프단다.
가끔은 밤에만 피는 장미일때도 있지.
피지말아야할때 피는 장미는 까딱하면 뿌리채 뽑혀나갈 수도 있단걸 알아야지...
이 모자란 인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