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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충고해주고 싶다


BY 슬프지도 않은 여 2005-05-14

남편아.

이 바보같은 자식아.

나이 40넘어서 새롭게 가슴콩콩 뛰는 여자만나니까 세상이 장미빛이지?

너 작년에 있었던 술집여자 사건, 내가 그냥 넘어가주니까 만만해보였나부다

다 알고도 정신차리겠지 싶어 한번 넘어가준거야...

이혼할 마음은 없었으니까 말이야.

이번엔 학교선생이니?

아침부터 나 학교 출근해~ 남의 남편에게 메세지날리고

그 남편과 아내들의 아이 가르치러 가나부다.

 

남편아.

너 그 여자만나고 다닌지 몇 달 지난거 다 알고있단다.

어떻게아느냐고? 뻔하지 바보야..

잠잘때도 손에 쥐고 자는 그 핸드폰은 멍청한 니가 걸어놓은

뻔하디 뻔한 비밀번호때문에 예전부터 나에겐 밥이었단다.

가끔 잠안오는 밤이면 침흘리고 자는 니 손에서 떠난 핸드폰으로

꽤 재미있는 소설을 읽곤했지.

눈떠서 내 얼굴만 보면 그렇게 짜증나던 네놈이

얼마나 잘난 여자인지 모르겠다만 그렇게 좋아하는 여자랑

알콩달콩 나눈 사랑의 이야기가 아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더구나.

 

내 진정으로 충고하겠는데.

문자메세지 받으면 제발좀 그 자리에서 지워라.

그거 모아놨다가 책낼거니?

일하다말고 그 메세지 차례로 들여다보면 아이디어가 팍팍 솟니?

게다가 니가 보낸거까지 무슨 경사났다고 다 저장해놓니?

똥눌때도 들고가는 그 핸드폰을 무슨 정신으로 놔두고 출근해서

신발도 못갈아신고 실내화차림으로 헐레벌떡 뛰어오고 지랄이니?

나 컴맹아니란다.

니가 잘난척하면서 인터넷으로 어쩌고 저쩌고 할때

그런거 모르는데...하며 멍청한 노릇한거 좀 미안하긴 하다만

나? 혼자서 홈페이지만들 정도의 실력이란다.

친구찾기 너 몰래 가입하는 정도의 쎈스는 누워서 떡먹기더라.

이번 외박하고 오던날, 드럽고 치사해서 니가 모텔에 있을 시간에

일부러 안찾아봤다.

후회는 좀 된다만..내 폰에 무슨모슨 모텔이라고 뜨는거 싫어서 안했단다

 

그 목숨같은 핸드폰.

제발 좀 간수잘하고 다녀라

현재까지 입수해놓은 전화번호가 열두개 넘어가고

발신번호감추고 다 통화해봤단다.

그 메세지들은 모두다 내 핸드폰으로 재발신 해놨으며

왠 여자사진까지 내 폰에 잘 저장되어 있단다

일년 몇 개월동안 진행된거라 표시는 안났을거다.

이혼 법정에서 너 게거품물고 쓰러지는게 눈앞에 보인단다.

 

아, 당분간은 걱정안해도 될거야

내가 아무소리 안하고 있을거거든.

근데 남편 네가 그 여자만나고 들어와 양심의 가책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쓸데없는 잔소리좀 하지말아줄래?

애써 모른척 참고있는 내가 언제 폭발해서 뒤집어엎을지 나도 모른단말이다.

일때문에 돈때문에 식솔들때문에....받은 스트레스

좋아하는 사람만나서 즐겁게 놀고 잘 풀고왔으면

일주일정도는 좀 곱게곱게 살았으면 좋겠단다.

 

남편아...아니, 애아빠야

장미빛 참 좋지?

근데 예전의 장미와 다른게 좀 있단다.

결혼전 싱글때의 장미는 봉오리여서 곧 피어날 아름다운 꽃에 대한 희망이 있었지만

결혼후 그 나이에 피는 장미는 너무 벌어져서 꽃잎이 떨어질지도 모르는거야.

늙은 장미는 가시도 더 단단하고 아프단다.

가끔은 밤에만 피는 장미일때도 있지.

피지말아야할때 피는 장미는 까딱하면 뿌리채 뽑혀나갈 수도 있단걸 알아야지...

이 모자란 인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