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15년차 직장을 다니는 주부입니다.
남편과는 행복했던 시간보단 싸우고 냉전한 시간이 더 많았던거 같애요, 특히 반찬 투정이 너무 심해요. 시모 음식솜씨가 대단하거든요, 김치도 시면 안먹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신혼 땐 일주일에 한번씩 김치를 담갔죠, 왜 명동칼국수에 나오는 그런 김치 같은거만 원했죠, 근데 제가 뭐 요리사입니까! 하지만 결혼은 이런가 보다 하면서 음식에 대해 참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이젠 요리에 대해선 왠만큼 자신이 있고, 제가 해준거 외는 다 맛없다고 해요
그치만 전 그런 말도 참 싫어요,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요...
이번 휴가때도 역시 대판 싸웠습니다.
저는 이 인간하고 얘기하기도 싫고 같이 있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싶어요
이번 싸움도 제3자의 얘기를 듣고 싶어요
싸움의 끝은 사니 마니 지만 언제나 애들이 클때까지 서로 참자 죠, 아닌 이건 남편의 한결같은 대사입니다. 전 지금이라도 애들을 맡아 키울수 있으면 나머지 인생은 편안해 지고 싶어요, 근데 이인간 성질은 지랄같아도 애들한테는 나름대로 하는거 같고, 또 미안하다는 사과는 해요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서라고 생각되요 나중에 계속 되풀이되는 걸 보면...과감하게 무 짜르도록 결단내지 못하는 제 성격이 저도 싫어요. 애들을 보면 내가 더 참아야 하는거 같고,
일단 직장을 나가면 집안일은 모두 잊고 직장일에 몰두 할 수 있어서 탈출구가 되는 거 같애요
그러니까 이번 휴가 때 제가 운전해서(남편은 장롱면허임)서해대교 지나 서해안에 있는 해수욕장을 갔죠, 근데 날씨는 너무 덥죠, 물은 완전 똥물이죠, 어디 하나 쉴 그늘도 없죠
주변은 냄새나고 음식도 마땅히 먹을 만하지도 않고..처음부터 제가 애들 바다 구경이나 시켜주자고 해서 간거고, 자긴 옆자리에서 편안히 갔는데 그렇게 신경질과 화를 내던군요, 저도 인터넷으로 본거랑 많이 차이가 나서 실망했지만 이왕 온거니까 재미있는걸 찾아서 놀다가면 되겠지 했지만, 남편은 그게 아닌거죠
3시간이나 차을 몰아서 고작 이런데 왔는냐, 자기 같으면 이렇게 안하겠다, 더 잘 알아보고 출발하겠다 등등 참고로 남편은 새벽3시쯤에 돌아오는 직업임다. 호프집을 하거든요 그래서 아침에는 취침하죠 낮 12시가 넘도록 자죠, 그걸 니가 아침 7시에 깨워서 피곤한 사람 데리고 휴가라고 왔는데 이게 뭐냐, 이런데 올려고 3시간이나 넘게 고생시켰냐 등등 다시는 안올테니 애들 데리고 너나 놀러 다니라고.. 전 그 잔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다가 드디어 폭팔했죠
와!! 남들은 남편이 운전해서 처자식 데리고 휴가도 가고 여행도 가는데 난 뭐 그리 죄가 많아 내가 운전해서 남편과 애들 데리고 서해안까지 갔는데 거기 가느라고 인터넷으로 가는 길도 사전에 얼마나 섭렵을 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진짜 내마음 너무 몰라주고 지 성질 부리고 화만 내는 남편이 너무 미워요
그래서 하루밤도 안자고 근처 식당 가서 파리 쫓으면서 대충 한끼 떼우고 다시 집으로 향했죠, 서해대교를 또 지나서... 와 열나고 스텐레스 받고 누구한테 얘기하면 창피하고 정말 많이 울었죠, 집에 와서 애들 방에 들어가라고 하고 정말 대판 싸웠습니다.
그리고 갈라서자고 했죠, 어디 가면 이만한 대우 못받겠냐구요. 애들이 울더군요 아빠한테 뭐라고 하면서.. 애아빠도 울더군요, 자기는 자기가 말아먹은 재산 다시 복구할려구 그런다 휴가도 필요없다. 돈 벌어야 된다. 구요, 지금 그일이 있은지 20일이 지났지만 또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남들처럼 부부가 잘 화합하고 웃으면서 사는거 보면 참 부러워요. 그리고 그런 여자는 얼마나 복이 많은 여자인지... 저도 처음에는 남편이 워낙 한 성질하기 때문에 참 많이 참았어요
그치만 지금은 제 목소리가 조금씩 더 커지는 걸 느껴요. 그래도 많이 속상해요...
남편이 부인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걸 보면 많이 부러워요...저런 여자는 전생에 얼마나 복을 많이 지었나 하고...
남편은 밖에선 제 칭찬을 많이 해요, 집에선 제가 완벽한걸 바라지만.. 저도 이제 싸움엔 도가 텄어요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