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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엄마


BY 멀리서 2005-08-23

그냥 고민이 있어서라기보다...

여기 캐나다 날씨도 한국 초가을 처럼 높은하늘에 서늘한 바람에 벌써 긴옷을 걸치고 나가야 합니다.일년이라는 정해진 시간을 갖고 내가 바라던곳으로 10살짜리 아들하나 데리고 20시간을 떠나왔지요. 참 먼곳이죠. 정반대의 곳이니까. 여기 사람들 사고방식도 기본적으로 비슷하지만 많이 다르고..  어떨땐 참 합리적으로 마음편하게 산다 싶어요. (우리가 절대 그럴수없는 사고방식.) 그래서 어떨땐 황당하기도 속시원하기도 해요.절대 오래 생각안하는거.

뭐 그런거요.너무 달라 좋아보이기도 싫기도 한거 비교해가며 지내고 있죠.아직 3개월이나 남았는데 벌써 마음은 짐을 싸고 있어요. 아들한테도 다음달에 가면 안돼? 하고 한번씩물으면 더 있고 싶다네요. 그래서 꾹 참고 아들녀석 의견 들어 줄려고 하고 있어요.

여기오기전에 영어 많이 좋아했고 울 아들은 너무싫어 해서 아들이 적응못하면 어쩌나 했죠.

오는 그날도 협박하다 시피 해서 왔건만 너무 적응잘하고 친구들이랑도 너무잘놀아요.생일파티 초대는 100%다받고 학교에서 완전 짱이니 가고 싶다 하지 않죠.한국에 있을떈 그냥어쩔수없이 가던 학교를 여기선 일요일 제일 싫다네요. 학교빨리 가고 싶어 기다려진다고.

그런데 난...바보같이 이 금쪽 같은기회를...

울신랑한테 1년만 보내주면 잘 살아보겠다고 하고.졸라서 졸라서 왔건만 이아줌마는 하루에

전화한번씩 꼭 해야하고,,  보고 다 받아야 되고 전화연락안되면 불안한마음에 하여튼 지옥이 따로 없어요.이렇게 자립이 안돼서야. 남편 보란듯이 그리고 무시하는 시댁에 반항하듯 용기 내서 왔건만,..이렇게 무너져 버릴때가 하루에도 여러번. 참 어리석죠.

사실 기러기 엄마로 오기까지는 내 의지만은 아닌듯.

아픈엄마떔에 10년을 속앓이 했죠.시댁 (말도 하기 싫고). 악착같이 모았더만 나가는곳은

시댁으로 그래도 남편 별로 고마워하는줄도 몰고 하길래 이 악물고 나도 인제 이래는 안살꺼다 하면서 뭔가를 보여주겠다하고 왔는데, 마음이 약하야 많이 힘드네요.암튼 여기와서 아줌마 사이트도 알게 되서(일주일전에 알게됐어요.) 위로가 많이되구요 다시 용기 낼려고요.

여기 글쓰시는 여러 님들 남편이랑 얼마간 떨어져 있음 좋겠다 하실분도 있겠지만.

막상 그런상황되면 웬수같은 남편도 많이 보고 싶을꺼예요. 난 요즘 옆에만 있음 정말 내조 잘할것 같은데 막상 또 같이 살면 언제 그런생각 했었나 하겠죠. 있을때 옆에 있는 사람한테

잘하세요. 잘들하고 계신분들만 속상해서 참고 여기 다 푸시는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