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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휴유증??


BY 맏며느리 2005-09-21

다들 추석 연휴 잘보내셨는지여...

항상 그렇지만 위로좀 받고자 들어왔어요

이제 결혼한지 3년 밖에 안된 새내기 주부인데여

전 시어머님이 왜이리 힘들까요

남편이 종손입니다.  그래서 어자피 부모님 모시고 살아야 하니까

처음부터 정을 붙일려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꼭 찾아 뵙습니다.

남편이 가기싫어해 싸울때도 있습니다.

남편 안가면 혼자 애 업고 간다고 주섬주섬 챙기면

처가 가자는게 아니고 자기집 가자는거니까 좀 버티다 따라 나섭니다.

 

지난 추석에도 금요일에 시댁에 내려갔습니다.

저녁먹고 음식준비하느라 1시가 다되어 잤습니다.

토요일도 새벽에 일어나 음식준비하느라 아침 못먹고 점심못먹고

애 들쳐없고 (올 추석은 날씨도 어찌나 더웠던지...) 다 하고 나니

오후 6시가 다 되었더군요.

우리 어머니 여기 저기 마실다니시다 가끔 오셔서

이거 해놓고 저거 해놓고 시키신 일 다 해갈때쯤이면

맞춰서 오셔서 시키시곤 또 나가싶니다.

남편이라도 있었으면 어머님이 안 그러실텐데

오랜만에 고향에 온 남편은 친구 만나러 나갔습니다.

그래도 그냥 좋은 맘으로 했습니다.

어자피 앞으론 제가 해야 할 일들이고 어미닌 그동안 많이 해 오셨으니

좀 쉬셔도 된다고 저 스스로 그렇게 다독거리며 어찌어찌 음식이 완성되었습니다.

삼촌과 도련님들이 오시고 (숙모님과 동서는 안 왔더라구요)

늦은 저녁을 먹고 남편과 도련님들 술자리가 2시가 되어 끝났습니다.

 

추석입니다.

덜도 말고 더도 말라는 추석입니다.

일찍 차례를 지내고 아침을 먹고 정리를 합니다.

차레지낸 제기들만 다 내려놓고

방 닦고 다들 주무십니다.

그래도 이번엔 다행스럽게 어머님이 우리애를 좀 업어 주십니다.

일찍 일어나신 삼촌이 어머님과 애기를 하고 계십니다.

정리하다 말고 과일과 차를 내다드립니다.

그게 이쁘게 보였는지 삼촌이 어머님께 묻습니다.

"언제 내려왔던교..."

"어제 저녁 땁에 내려 왔다인교 삼촌 오기 얼마전에.

장봐다가 천천히 했지뭐, 차레상 차리는거 뭐 별거 있다고..."

순간 뒤로 돌아서는 저를 삼촌이 힐끗 쳐다 보십니다.

저 맘이 넘 아파옵니다.

어머님 그 말씀에 괜히 피곤도 몰려 오는거 갔습니다.

삼촌과 도련님이 가시고 다 정리하고 나니 4시 입니다.

형님이 오십니다.

친정에 너무도 가고 싶은데, 다시 술상을 차립니다.

저희가 사간 더덕을 저녁에 먹자 하십니다.

더덕 손질하기가 왜 그렇게 일이 많습니까....ㅠ.ㅠ

울 신랑 옆에서 도와준다는데 어머님 옷 베린다고 난리십니다.

어찌어찌 저녁먹고 치우고 나니 9시 입니다.

울신랑 친정에 갈 생각을 안하네요.

제가 살짝 가자고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내일 갈 줄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나섭니다.

어머님은 신랑없는데서 늦었는데 자고 내일 가라 하십니다.

그런데 저 어머니 더 보기는 싫어집니다.

괜히 서러워 남편에게 화를 냅니다.

 

그렇게 늦게 친정에 왔습니다.

정말로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맘음 편안합니다.

오빠들과 정말 친 언니처럼 생각하는 새언니들 그리고 정말 내 딸처럼 생각하는 조카

오랜만에 편안히 잡니다.

편안히 쉬고있고 신랑도 오빠들과 점심먹고 당구치러 갑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립니다.

고모님들 오셨으니 건너오라고...(시댁과 친정이 부산입니다.)

휴~~~ 다시 주섬주섬 챙겨 시댁으로 갑니다.

저녁 먹고 가라며 엄마는 내내 아쉬워 합니다.

 

고모님들께 인사하고 저녁상을 차립니다.

많이 피곤했던 저가 안 스러웠던지 큰고모님이 말씀하십니다.

"며느리 넘 시키지 말그래이... 자가 뭘 알긋노... 하나씩 가리키야지.."

우리어머님 대꾸 하십니다.

"에고... 형님!! 시키기는... 거들어 주는 것도 다 귀찮고 내가 다해야 속이 편치...

저 갖난애 데리고 뭘 하겄오"

순간 저 온 몸에 힘이 빠집니다.

등에서 식은 땀이 나고 온 몸이 아픕니다.

뼈 마디마디가 다 부셔질거 같습니다.

남편에게 말합니다.

자고가지말고 그냥 저녁먹고 가자고 몸이 넘 안좋다고

울 신랑 놀라며 그러자고 많이  안 좋냐고 안타까워합니다.

저녁 먹으며 신랑이 어머니께 저녁먹고 갈거라고 합니다.

어머님 인상이 별로 안 좋으 십니다.

 

고모님들 가신다고 하셔서 배웅하러 갑니다.

고모부님 차를 멀리 주차하셔서 밖에서 좀 기다립니다.

어머님 너는 들어가서 마저 치우라 하십니다.

휴~~~ 정말 힘 빠집니다.

 

울 신랑 친정으로 차를 몹니다

친정에 애 잠시 맞기고 병원갑니다

몸살이라 하네요

닝겔을 맞습니다.

한병을 다 맞고 왔는데 계속 아픕니다.

친정에서 하루를 더 잡니다.

밤새 아파 끙끙 앓았습니다.

다음날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닝겔 한 병을 더 맞고 영양제까지 맞습니다.

이제 좀 괜찮습니다.

몸은 괜찮아 졌는데....

마음은  아직 왜이리 저기압인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엄마 아빠 걱정만 하게 만들고...

 

저요..오빠 둘에 막내딸로 태어나 그리 넉넉하진 못해도

다복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딸 시집보내며 안스러워 눈물흘리시던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아무말도 못합니다.

혹시나 어머님과 신랑사이 나빠질까봐 신랑에게도 아무말 못합니다.

그냥 이렇게 명절이나 제사 집안 모임이 있으면 혼자 아픕니다.

 

결혼 3년 밖에 안된 주부가

시어머님 때문에 힘들다는 애기를 합니다.

새내기 주부가 신랑이 아닌 시댁 식구 때문에 이혼하는 여자를

이해 할꺼 같다는 말을 감히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