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는 날 위하는 척 하시지만, 그래서 시누이들은 지네 엄마가 제법 좋은 시어머니라고
왕 착각을 하지만, 시어머니는 영원한 남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결혼 이후 10년 간 단 한 번도 어머님이 해 놓은 밥을 먹은 적이 없다
맞벌이 하며 아이를 키워도 시댁에 가면 밥은 내가 해야 했다
7-8년 그렇게 살다가 이젠 요령이 생겨 가끔 외식도 하고 몇 주에 한 번만 간다
김치나 밑반찬 얻은 적도 없다
그래도 나 살림 못한다고 은근히 구박한다
애들 공부 안봐준다고 은근히 눈치준다
남편이 돈 잘 벌어다 줘서 저축하고 집도 산 시누이들은 엄청 능력 있는 딸이고
남편이 못 벌어서 맞벌이 하면서도 힘들게 사는 나는 엄청 무능한 며느리다
참고 참다 오늘 한마디 했다
"어머니 저도 남편이 벌어주는 돈 고맙게 받아서 알뜰살뜰 살고 싶어요"
그랬더니 한 술 더 뜨신다
나는 그래도 편하게 사는 거란다
요즘 힘든 일 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단다
누가 그걸 모르나
차라리 아들 못나서 미안하다고 하면 나도 그냥 조용히 살텐데
모든 걸 마치 내 책임인 양 은근히 돌려서 하는 얘기 듣고 있기 너무 괴롭다
요즘 아이들 공부시키기 어렵다고 시누이들 고생한다길래
나도 집에서 공부시키고 싶다고 하면
"엄마가 안 시켜도 할 애들은 다 한다" 이렇게 말하고
요즘 물가가 비싸서 시누이들이 얼마나 알뜰한지 모른다고 칭찬하길래
"아가씨들은 시댁에 생활비 안 드리쟎아요" 했더니 못들은 척 하신다
대놓고 무식하게 나오면 나도 무식하게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릴텐데
겉으로는 교양 있게, 웃으면서 말을 하니 더 난감하다
어머니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는 시아버지까지 옆에 지키고 있으니
난 진짜 괴롭다
한 집에 안사는 걸 하늘에 감사하지만 오늘같은 날은 너무 화가 나서 참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