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할것까지야 없지만, 하소연이라도 해야할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맏이라는 사람들이 하소연 할라치면 구구절절 모두 한사연들 할것이다.
그러니 나만 특별할 까닭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턱 맺히는 것들을 풀어볼 요량으로 써보는 글, 아니 풀어내는 옹진 마음들.....
맏이에 대한 특별한 책임을 묻고자한다면,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것들이 전제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다른 자식들보다 더 사랑을 해주었다든가,
혹 특별한 대접을 해주었다든가, 권위를 좀 세워주었다든가
그도아니면, 적어도 공평하게라도 하셨든가.....
우리남편은 어머니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했다.
형제들중 여동생과 막내남동생이 나와 형을 싫어한다.
이유인즉,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않기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시시콜콜 나와 내남편의 흉을 시누와 막내삼촌에게 늘어놓았다.
그들에게 우리는 아주 못된 자식이고, 형이고, 형수이고, 새언니에 불과하다.
막내삼촌은 내게 반항이라도 하듯 자기가 부모님을 모시겠다고 공언했다.
시어머니는 그걸 굉장히 뿌듯해하신다.
동서는 내앞에서는 왜 막내가 부모를 모셔야 하느냐고 대들면서
시댁식구들 앞에서는 그러겠다고 웃으며 말한다.
시누는 거의 우리와 말을 섞지 않는다.
내가 자기엄마를 괴롭히기때문이라고 말한다.
들어보면, 거짓말들.... 시어머니의 거짓말들....
시어머니는 나와 큰아들, 그리고, 당신의 남편인 시아버지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다른 자식들은 우리셋을 자기엄마를 불행하게 만드는 존재라고 여긴다.
시어머니는 하염없이 울며 거짓말을 해가며 자식들을 자기편으로 만든다.
내남편은 동생들에게 무시를 당한다.
나역시 9살이나 어린 동서에게 무시를 당한다.
그런데 우스운건,
시어머니가 우리랑 사시겠다고 한다.
이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시어머니는 제발 당신옆으로 와달라고 말한다.
이제부터는 잘하겠다고 말한다. 미운정이라도 들자고 한다.
난, 시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
단순무지한 사람이면 오히려 쉬운데 인텔리 시어머니는 상황에 따라 자신의 감정까지 숨길줄 아는 사람이다. 누구에게 힘이 있는지 알고, 그게 파악되면 움직일줄 안다.
진심일거란 생각이 안든다.
시어머니의 화해의 손길이....
11년 세월의 처참함의 경험이 그런 의심을 갖게 만든다.
혹,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아유, 막내네가 나를 모시겠다고 하는걸, 그냥, 맏이네가 옆에 온다고 해서....
지들이 온다고 했지, 누가 오라고 했나.... 지들 없어도 막내네가 있는데...
상황이 어려워진 시부모를 나몰라라 한다는것이 마음에 걸린다.
나는 어려운 내 형편에 시부모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맏이에 대한 부담감이 싫다.
주위에서는 내게 자폭하는거라 하기도 하고,
혹자는 그래도 맏인데 맏이도리는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하고,
남편은, 지금 당장 부모를 모시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자기가 부모님께 모질게 하면, 자식된 마음으로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건, 나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맏이가 아니면, 좀 더 자유로울수 있을텐데
시동생부부처럼, 말로만 부모를 모시겠다는 소리 쉽게 할 수 있을텐데,
그래서 효자소리들어가며 착한 자식이 될 수 있었을텐데....
대한민국에서 맏이로 산다는건 어쩔수 없는 족쇄하나 가슴에 달아두고 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