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다닐때는
학생운동을 한다며 동분서주 목청껏 외쳐대며 뛰어다니거나
여성학책을 옆구리에 끼고 살았던 나..
학력도 돈도 하나도 문제될게 없다고
가방끈은 4년 아래,
월급도 한참 적은 사람과 아무런 갈등없이 떡하니 결혼한 나..
그러나 결혼이란 것은 나에게는 참으로 혹독합니다.
차라리 그냥 운동이나 하지 말것을,
여성학책을 한글자도 읽지 말것을 그랬나봅니다.
결혼후 쉼없이 달려왔지만 허전함이 밀려옵니다.
불평등과 불공정 앞에서,
그저 상대에 대한 배려한답시고
행여 이혼한 내 부모 이쪽저쪽 챙기기 껄끄러울까하여
지 편한대로하게 내버려둔 내 잘못이 오늘따라 긴 한숨을 물어옵니다.
시댁은 신년인산, 명절, 두분생신, 어버이날, 제사...
수시로 드나들며 챙기는게 당연한 꼴이 되어 자리잡았으나,
내부모 딱 명절날만 차막히는 도로를 타고 저녁 다 늦게야 잠깐 뵙고,
마치 할일 다한양 의기양양하게 내집으로 돌아오는 철없는 나,
남들은 '내돈은 내돈, 니 돈도 내돈'하며 그놈의 경제력이라도 꽉 움켜쥐고 있으나,
그마저 못하고 죽도록 직장에서 집에서 일만 하는 나.
나보다 더 힘든일 한다고 위로하며,
일년 통틀어 한시간 집안을 할까말까하는 남편과 사는 나.
도대체 어디서부터 뒤집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오늘밤은 이리 꼴딱 세우며
인생선배님들 한 마디 조언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제 인생 왜 이렇게 꼬였나 모르것습니다.
이러다보니 서로의 집안의 대소사도 대면대면하게 됩니다.
새댁이냐구요? 결혼한지 7년이 넘어갑니다.
이 일로 남편에게 심각한 대화를 요청해야 할것같습니다.
그러나 꼭 얘기를 하다보면 눈물부터 쏟게 되어 구질구질하게 끝나고 맙니다.
이번엔 철저한 논리로 반드시 해내야 하겠습니다.
힘을 보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