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늘진 여성삶 치유하는 마법사들 |
두 사람은 비슷한 점이 많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새터교회(www.saeter.or.kr)에 다니는 김정온(47·사진 오른쪽)씨와 한선영(36) 목사는 가난한 이웃, 그 가운데서도 여성을 돕는 일을 한다. 구로공단 부근의 가난한 여공들을 돕기 위해 1987년 문을 연 새터교회는 여성목회자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민중교회다. 두 사람은 얼마전 가난한 이들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2004년 5월 열린가족상담센터를 만들어 가난한 여성들과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함께 시작한 것. 한 목사는 소장을, 김씨는 실장을 맡았다. 이를 위해 한 목사는 5년째 성장상담연구소에서 상담을 공부하고 있고, 김씨는 2002년부터 민예총에서 미술치료를 배우고 있다. 이 센터의 방문객은 가난과 남편의 폭력으로 힘든 삶을 사는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심리상담이라는 말조차 낯선 이들이 많다. 그런 여성들은 새터교회를 아는 이들의 소개로, 또 이곳을 다녀간 여성들의 권유로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금까지 150여 명의 여성들이 이곳을 찾았고, 한 소장과 김 실장은 그들의 가슴속 깊이 숨겨진 상처를 드러낸 뒤 어루만져 희망의 새 살을 돋게 했다. 두 사람은 지금도 기억나는 여성들이 많다. 한 여성은 하는 일 없이 놀고 먹는 데다 의처증까지 있는 남편으로부터 “나를 버리면 가면 그대로 땅에 묻어버리겠다”는 협박을 듣고 살았다. 경미한 정신장애가 있던 여성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늘 두려움에 떨었다. 한 목사는 “남편에게 찍소리 한 번 내도록 해보자”는 것을 목표로 상담을 했다. 1년 뒤 그 여성은 2개월 동안 가출을 감행해 남편의 ‘버르장머리’를 고쳤다. 그 뒤 남편의 폭력은 사라졌고 부부 관계는 정상을 되찾았다. 도박에 중독된 남편때문에 고생하던 한 여성은 상담을 받고나서 결혼 뒤 처음으로 남편 앞에서 밥상을 뒤엎었다.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남편은 도박을 끊고 아내보다 더 열심히 교회에 다닐 정도로 성실한 가장이 됐다. 새터교회 김정온·한선영씨 가족상담센터 3년째 운영 새터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방과후 교실인 어린이학교를 통해 상담을 시작하는 여성도 있다. 한 소장과 김 실장은 폭력적이거나 도둑질 버릇이 있는 아이의 마음을 더듬다 만나게 되는 상처받은 여성들을 찾아가 아이와 함께 치료를 받도록 한다. 두 사람은 살아온 내력도 비슷하다. 김씨는 한때 노동운동을 위해 공장에 취업할 준비를 했다. 1993년, 맏이인 딸아이가 12개월일 때였다. 새터교회에 아이를 맡긴 게 인연이 되어 어린이집 교사로 삶의 방향을 틀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며칠 동안 밤잠 못자고 고민했습니다. 현장활동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돌보는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목사도 99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장’을 꿈꿨다. 서울 성수동의 한 공장에서 6개월 동안 여공으로 위장취업하기도 했던 그는 공장을 그만둔 뒤 민중교회를 순례하다 새터교회를 만났다. 그가 늘 가슴에 품고 살았던 “민중과 여성이라는 화두에 딱 들어맞는 곳”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요즈음 같은 꿈을 꾼다. 그동안 교회 부설로 운영하던 열린가족상담센터를 비영리민간단체로 바꾸는 일을 추진중이다. 보다 체계적인 상담을 위해서다. 운영비 확보에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번 상담에 4만~7만원까지 받는 여느 상담소와 달리 열린가족상담센터는 그동안 한 번 상담에 5천원을 받았다. 상담자의 주체적 참여와 마음의 안정을 위한 형식적 상담료였다. 그도 내기 어려운 사람은 무료. 센터의 살림살이가 무척 어렵지만 두 사람은 “하늘에 믿고 맡긴다”며 늘 밝은 얼굴로 지낸다. “가난한 여성들은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삽니다. 그런 여성이 독립적인 인격을 가진 존재로 홀로 서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문의 (02)830-18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