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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분들 계실까봐 퍼옴..열린가족상담센터


BY 서울늦된새댁 2006-03-08

그늘진 여성삶 치유하는 마법사들
▲ 열린가족상담센터 한선영 소장(왼쪽)과 김정온 실장은 가난과 남편의 폭력 등으로 상처받은 여성들의 마음을 치유해 홀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남편에게 ‘찍소리’ 내세요! 밥상 엎어버려요!

두 사람은 비슷한 점이 많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새터교회(www.saeter.or.kr)에 다니는 김정온(47·사진 오른쪽)씨와 한선영(36) 목사는 가난한 이웃, 그 가운데서도 여성을 돕는 일을 한다. 구로공단 부근의 가난한 여공들을 돕기 위해 1987년 문을 연 새터교회는 여성목회자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민중교회다.

두 사람은 얼마전 가난한 이들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2004년 5월 열린가족상담센터를 만들어 가난한 여성들과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함께 시작한 것. 한 목사는 소장을, 김씨는 실장을 맡았다. 이를 위해 한 목사는 5년째 성장상담연구소에서 상담을 공부하고 있고, 김씨는 2002년부터 민예총에서 미술치료를 배우고 있다.

이 센터의 방문객은 가난과 남편의 폭력으로 힘든 삶을 사는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심리상담이라는 말조차 낯선 이들이 많다. 그런 여성들은 새터교회를 아는 이들의 소개로, 또 이곳을 다녀간 여성들의 권유로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금까지 150여 명의 여성들이 이곳을 찾았고, 한 소장과 김 실장은 그들의 가슴속 깊이 숨겨진 상처를 드러낸 뒤 어루만져 희망의 새 살을 돋게 했다.

두 사람은 지금도 기억나는 여성들이 많다. 한 여성은 하는 일 없이 놀고 먹는 데다 의처증까지 있는 남편으로부터 “나를 버리면 가면 그대로 땅에 묻어버리겠다”는 협박을 듣고 살았다. 경미한 정신장애가 있던 여성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늘 두려움에 떨었다. 한 목사는 “남편에게 찍소리 한 번 내도록 해보자”는 것을 목표로 상담을 했다. 1년 뒤 그 여성은 2개월 동안 가출을 감행해 남편의 ‘버르장머리’를 고쳤다. 그 뒤 남편의 폭력은 사라졌고 부부 관계는 정상을 되찾았다.

도박에 중독된 남편때문에 고생하던 한 여성은 상담을 받고나서 결혼 뒤 처음으로 남편 앞에서 밥상을 뒤엎었다.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남편은 도박을 끊고 아내보다 더 열심히 교회에 다닐 정도로 성실한 가장이 됐다.

새터교회 김정온·한선영씨 가족상담센터 3년째 운영
가난·폭력 시달리는 여성에 도움… “상담자, 독립적 존재 될때 보람”

새터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방과후 교실인 어린이학교를 통해 상담을 시작하는 여성도 있다. 한 소장과 김 실장은 폭력적이거나 도둑질 버릇이 있는 아이의 마음을 더듬다 만나게 되는 상처받은 여성들을 찾아가 아이와 함께 치료를 받도록 한다.

두 사람은 살아온 내력도 비슷하다. 김씨는 한때 노동운동을 위해 공장에 취업할 준비를 했다. 1993년, 맏이인 딸아이가 12개월일 때였다. 새터교회에 아이를 맡긴 게 인연이 되어 어린이집 교사로 삶의 방향을 틀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며칠 동안 밤잠 못자고 고민했습니다. 현장활동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돌보는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목사도 99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장’을 꿈꿨다. 서울 성수동의 한 공장에서 6개월 동안 여공으로 위장취업하기도 했던 그는 공장을 그만둔 뒤 민중교회를 순례하다 새터교회를 만났다. 그가 늘 가슴에 품고 살았던 “민중과 여성이라는 화두에 딱 들어맞는 곳”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요즈음 같은 꿈을 꾼다. 그동안 교회 부설로 운영하던 열린가족상담센터를 비영리민간단체로 바꾸는 일을 추진중이다. 보다 체계적인 상담을 위해서다. 운영비 확보에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번 상담에 4만~7만원까지 받는 여느 상담소와 달리 열린가족상담센터는 그동안 한 번 상담에 5천원을 받았다. 상담자의 주체적 참여와 마음의 안정을 위한 형식적 상담료였다. 그도 내기 어려운 사람은 무료. 센터의 살림살이가 무척 어렵지만 두 사람은 “하늘에 믿고 맡긴다”며 늘 밝은 얼굴로 지낸다.

“가난한 여성들은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삽니다. 그런 여성이 독립적인 인격을 가진 존재로 홀로 서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문의 (02)830-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