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하고 저금 할만큼 돈만 벌면 남편으로서의 의무는 다인가요?
님들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는 꿈과 이상 그리고 미래비전을 보고 남편을 선택했습니다.
꽤나 욕심이 많은 여자죠.
외국에서 3년간 도와주는 이 없이 만삭때까지 도시락 맛있는 반찬으로 고루고루
준비해 만들어서 싸들고 남편 근무하는(박사후연구원)학교에 갖다주고
그런건 고생이라고 생각지도 않고 살았습니다.
일류대나온 남편이 내 희망 저버리지 않을거라 믿었기에, 온 가족 친척들 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외국에서 혼자 애낳고 출산 열흘후부터 물묻혀가며 수백개의 바늘이 내손바닥
찌르는듯한 통증 느끼면서도 그거 다 참고 나중에 돌아올 사회적으로 누릴 댓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오히려 그런것까지도 즐거움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희망이 있기에 그 모든것 감내할수 있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귀국하고 남편은 학교에 어플라이조차하지 않고 있습니다.
황우석사태에 실망했고 교수라는 사회적인 직업에 대해 실망했다면서...
그리고 원래 하던 전혀 자신의 전공과는 동떨어진 작은 사업(남편의 취미)에나 신경 기울이고 있습니다.
남편동기들중에 박사학위,박사후연구원을 국내외에서 한 사람들 모두 학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다못해 논문이 잘 나오지 않는 동기들은 지방의 비거점 국립대라도 가더군요.
그러나 남편은 어플라이조차 하지 않습니다.
아무데나 국립대 들어가서 그때 다음일은 다시 생각하자고 해도 누구좋은일 시키라고 그런짓하냐, 그런데 들어가봐야 제대로 연구도 못한다면서...
그럼 어쩌라고? 어떻게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수 있는거냐고!!!!
남의눈치보는 직장생활보다 현재처럼 자유롭게 집에서 하고픈일하는게 낫다고 하는 남편
제겐 궤변으로밖에 안들립니다. 교수가 자기가 태어난 목적은 아니지 않냐고 제게 그러
더군요. 왜 너 하나땜에 내가 교수해야하냐? 이런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제가 닥달할수록 더 반발심이 든다나요?
지금이 오히려 교수월급보다 더 벌지 않냐, 이걸로 만족못하냐고 그러더군요.
저 정말 심하게 배신감 느낍니다.
저는 돈보다 명예와 지식에 가장 큰 가치를 두기에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돈만 보고했다면 대학내내 저 따라다니던 일류대출신 의사인 좀 속물근성있던 부잣집
아들인 전남친과 결혼했겠죠. 그러나 저는 지금 남편 너무 존경하고 깊이있는 지성을 존경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습니다. 전 남친의 얕은 지식(아니 지식이라곤 정말 없던)과는 너무나
비교가 되더군요.
지금 남편을 선택한건 어릴때부터 품었던 고차원적인 지성에 대한 선망도 포함됐겠죠.
물론 거기에는 내 미래의 위치도 계산이 돼있었구요.
그러나 지금은 남편은 오늘아침 한다는 말이 고작
"사람일은 알수 없는거다"
정말 웃기는군요.
눈물이 납니다.
내가 이럴려고 당신과 결혼해서 이런소리 들을려고 6년동안 고생해서 살아온건가 싶습니다.
잘나가던 대기업 디자이너 관두고 남편따라가서 고생하다왔는데 겨우 돌아온게 이거랍니까? 남편왈 니가 무슨 고생했냐? 오히려 남들 못하는 외국생활도 하고 너 좋아하는 돈 많이 벌지 않았냐고 하더군요. 한국정부,그 나라정부 두군데서 돈받았으니까...라네요.
철학관이라도 찾아가서 답답함을 풀고 가이드를 받아야 할까요?
남편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요?
귀국한지 8개월이 넘어갑니다...
본인이 교수에 대한 의지나 열망이 없는걸까요?
남편이 교수되기엔 능력이 안되는걸까요?(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더라만..)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정말 날씨와 반대로 저는 너무나 인생전체가 우울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