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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술중독땜에


BY 힘든주부 2006-08-17

연애하면서 저도 술 좀 마실줄 아는 사람이기에 그냥 즐겁게 만나서 마시고..자연스러운 걸로 여겼어요. 그땐 남편이 밖에서만  마시는 줄 당연히 여겼기에 문제라곤 생각해보지도 못했는데......

결혼하고 시댁에 살다보니..여동생들도 술잘마시고 그러더군요..

몇년지나다 보니 시댁에 문제가 좀 있어서 다들 한 술 하더라구요.

저도 첨엔 뭣모르고 같이 마시고 그랬는데 며느리가 마시는건 흉이 되기에 또 아이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끊었고....

그런데 그 중에 우리 남편이 젤로 많이 마시더군요.

밤낮없이...쉬는날엔 낮에도 맥주 한잔..밤엔 소주...

회사생활은 어찌하는지 그래도 잘 버티고...

그러다가 시댁에 안좋은 일이 생겼는데.....

한 3년전에..

그때부터 안하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밤새 집에서 술먹는 버릇이 생겼네요.

원래 혼자서 집에서도 잘 마시고 그것도 문제라 생각했는데(임신때 맞벌이하면서 견디기 넘 힘들었음) 그땐 새벽에 자기는 했거든요..물론 한시간정도는 이리 왔다 저리 왔다하고 날 깨우고 해서 많이 힘들었었는데.

3년전부터는 담날 회사 나가야 되는데도 밤새도록 집에서 마시는 일이 다반사이고..

컴퓨터 앞엔 늘 안주거리와 술마시던 잔..수북히 쌓인 담배.

첨엔 남겨둔 술 또 마실까봐 다 버리곤 했는데

너무 속상해서 나도 함 마시다가 나역시도 가끔 남편이 남겨둔 맥주를 꼴딱꼴딱하게 되더라구요.

누가 내얘기 들어줄까..겉으론 걱정하지만 속으론 비웃겠지...

남편땜에 미치겠어서 친정으로 가버리고 싶은 날엔 혼자 맥주 마시며 맘달래고 자버립니다.

이제 울아들은 여섯살.

둘째도 낳고 싶은데 남편의 술습관땜에 잠자리도 싫고~~~

자상한 성격이라 저녁먹으면서 대화하거나 어디 놀러갈땐 맘이 통하고 좋은데..

그 날 새벽에 마셔대는 술 땜에 제 잠자리가 편치 않습니다.

남편은 술을 깊이 마시면 바로 자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자니까 애도 울면서 깨고 나도 깨서 그후론 잠도 안오고 그럽니다.

그래서 애가 더 잘 안크는건지..

저도 그런 담날은 무지 피곤하고.....

땀구멍에서 나오는 술냄새, 또 입에서 나는 소주 냄새 땜에 잠도 안오고 괴롭지요.

혼자서 소주 두세병도 거뜬입니다.

회사에서 마시는 동료들도 우리애아빠의 술실력(?)을 죄다 압니다.

어떤 분은 그걸 즐기기까지 하는거 같습니다.

마치 풍선을 마구 불어대다가 어느순간 펑~하고 터져버릴것만 같은 생각에 전 하루도 맘이 편칠 않아요.

그땜에 카드빚도 월급을 넘어선지 오래이고..

전 파트타임잡으로 아이 유치원비랑 제 생활비는 어찌어찌 해결합니다만,

관리비 그외 아파트 대출금.....지금 다 미루고 있는 실정..

술 안마실때는 멀쩡하고 참 야무지고 말도 논리있게 잘하고 이해심도 넓습니다.

어느정도 공부한 경력도 좋은 편이라 믿고 신뢰해서 결혼했는데....

술이 이렇게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우리 친정 아버지도 술 좋아했지만..식물 키우는걸 좋아하고 집에서 마구 마셔대는 스타일은 아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우리남편은, 오로지 최신곡 굽거나 직장선배들 노래방에서 즐겁게 해줄 노래 연습하고 이런게 유일한 취미인거 같고..술마시면서 컴하거나 거실이 떠나가도록 비디오 크게 틀어놓고 새벽까지 가족들 잠 못자게(의도한건 아니겠지만) 합니다.

 

병원도 저혼자는 안될거 같고..우리 남편 절대로 가지 않을거고...

스스로 자각은 하는거 같지만...오늘 또다시 마실거고..

밤새며 마시는건 한 3년 되었네요.

남편의 가족사가 좋지 못한거 알지만..

지나간 세월 제가 보상해줄 수 있는것도 아니고 매일 흘러가는 제한된 24시간 속에서 제가 해줄 수 있는 일도 한계가 있고..

 

정말이지 맘은 매일 친정으로 달려갑니다.

남편이 술마시면 제가 하는 일도 방해를 받거든요.

그만두자니 남편의 빚이 걱정이고...

멀쩡할땐 야무진척 똑똑한척 하고...

술마시면 바보가 되고..

 

이런고민 있는 사람 정말 가까이선 못봤네요.

알콜중독으로 병원가 있다는 사연은 인터넷에서 읽어봤지만..

직장 버젓한 사람 병원행 시키기도 어렵고..

술로 인해 빚어지는 문제가 여러개 심각하네요.

둘째문제, 빚, 생활의 흐트러짐..

정말 365일 술 마십니다..

달력에 안 마신날 체크하려다 그만 뒀습니다..표시할 필요가 없어서요.

 

제 글 읽으니 혹시 재밌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냥 사연 속속들이 얘기안하고 결과만 얘기하면 라디오 방송 내보내라 재밌다 웃기다 하시는 분들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 전 딱 죽지 않을만큼만(제자신도 중요하고 아이도 중요하니까) 괴롭네요.

같이 따라 술마시다 돌아버릴 수도 없고~~

이런 일로, 결혼생활이 힘들 줄은 예상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