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시어머니 모시는 일에 대한 여러 글을 읽어보았다.
실제 신혼부터 8년간 모시고 인근에서 분가해 살면서 대 소사를 다 해본적이 있는
경험자로써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부모님을 모시면서 우리가 느끼는 고단함은 그 일 자체보다 주위의 가족들과의 관계로
인한 정서적인 부분이 많이 차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혼자면 당연히 할 것을 여러 형제가 있는 경우 나는 왜 힘들고
형님이나 동생은 그리 편하게 사나 ?
왜 나만? 하는 마음이 실제보다 더 고통스럽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맏이 아우가 어디 있나?
다같은 자식의 개념으로 접근해야한다.
멀리 있는 사람은 정서적으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마음이 있어도 그리 쉽게 오거나 지출을 하기 곤란하다.
몰라서도 그렇고 또 시간 공간적인 문제로....
한번씩 보는 경우와 옆에 있는 경우는 당연 다르다.
나도 3째며느리지만 결혼하면서 두 분과 같이 8년을 살았고
젊어서는 자꾸 형님들은 멀리 있어 면제부를 받고 나는 많이 힘들다는생각도 해보았다.
또한 직장을 가지고 있어 어떤 때는 두번씩 버스 갈아타고 다니며
두 아이 키우면서 남편의 급여를 생활비로 어머니 드리고 또 집안에 온갖 행사가 많아서
퇴근후에 일도 많았다.
세월이 흘러 경제적으로 안정도 되고 아이들도 다 커서 이제 40중반이 되자
항상 건강하실 것같은 시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아버님 혼자남으셨다.
당연 우리집에 모시려 했으나 아버지는 우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사코 혼자 견뎌보시려 하셨다.
어떤 날은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못 드시고 병원도 겨우 가시고 우리가 옆에서
아무리 장을 봐드리고 토,일요일 같이 부부가 가서 해드린대도
한 식탁에서 밥먹고 잠자리 보는 것만 못하였다.
남편은 항상 수심에 차서 맛있는 음식이 있는 저녁 식탁에서는
아버지 생각에 밥이 안 넘어 가고 걱정을 많이 하였다.
너무나 더웠던 올여름을 겨우 견디시다가 얼마전 더는 못견디시겠는지
너희집에 가고 싶다는 아버님 말씀 떨어지기 무섭게 모셔왔다.
지난날 술주사도 심하시고 힘들게 하셨지만 그런 세월은 다 뒤로 한채
늙고 병드신 아버지의 모습에 가슴이 아려온다.
나는 요즘 우리 딸 시집을 산다.
할아버지 간식은 11시, 5시라며 항상 챙기고 식탁에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내도록
요구하고 그러다 보니 요즘 내 마음도 새롭다.
그동안 너무 편해서 때로는 음식도 간략하게 생략하고 밖에서도 사먹고
건너뛰기도 하던 것이 격식이 갖추어지고 그러니 자연 아이들이 풍성한 식탁에
즐거워 한다.
또한 내 아이들이 내가 부모를 대하는 마음을 배우는 것 같아 말 한마디도 가려서 한다.
이것은 속박이 아니라 나는 책에서 취미생활에서 못배우는 인간의 도리를 배운다는
생각이든다.
한편으로 20년전에 방두칸에서 두 분과 살다가 이제 이리 좋은 환경이 되었는데
부모는 못기다리고 어머니는 가시고 아버지는 저리 늙으셨으니 어머니가 살아계셔서
같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어른이 있어 옷도 제대로 못 벗는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항상 여름이라 벗고 살면 품위도 떨어진다.
그리고 편해서 주는 즐거움대신에 자기 절제력도 떨어진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지금은 옛날이 아니지 않은가?
옷을 제대로 입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면 되고 몸가짐에서 아이들에 대한 교육과
나자신의 교양도 이루어진다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허술한 모습도 가족이니 보이고 남편도 항상 아버지께 오며 가며 문안 인사하고
편한 마음으로 직장에 충실할 수 있다.
나 역시 간식하나라도 정성을 다해 내고
또 찾아오는 형님들도 내게 고마워하고 ..
어쩌면 모든 며느리가 부모를 모시는 행운을(?)다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가 다섯이면 오대일이 아닐까라는 우스개 생각도 해본다.
이제 아버지는 우리와 같이 식사하시고 대부분의 시간을 아버님 방에서 생활하신다.
어쩔때는 계시는지도 잊을 정도로 나는 마음편하게 생활한다.
내가 이리 말하는 것은 내가 특별히 마음이 넓고 인격수양이 되어서가 아니다.
실제 해보면 그리 힘든 것이 아니다.
이제 며칠 후면 개학이 되어 출근을 하면 점심은 못 차려드리지만
아버님이 쉽게 드실 수 있도록 챙기고 출근할 것이다.
그리고 내 마음이 가는대로 정성껏 해드릴 것이다.
후회없도록
아무리 종교를 믿어도 내 부모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남에게 전도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은 그것을 보고 그대로 나에게 할 것이고 또한 효는
인간의 근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부디 시어머니 모시는 일을 다른 형제들과 연관시켜 하지 말고
희생이라 생각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세상 일이란 하나가 힘들면 가족들이 다른 보상을 해준다고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남편이 다정하게 해주고 자식들이 올바르게 큰다는 믿음을 가지고
우리 부모님들에게 내 친정부모가 내 올케에게 받았으면 좋을정도의 효를
나부터 실천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