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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렸습니다.


BY ... 2007-04-04

며칠전 남편의 바람이란 글 남긴 사람이예요.

지난 일주일이 몇십년같았어요.지옥같은 나날이었죠.

집안은 엉망이고 겨우 아이만 챙겨서 보냈을뿐.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며칠동안 술에 절어서 매일 울고. 바보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아직 완전한건 아니지만 정신 차리려구요.

평생 잊지는 못하겠죠. 그런데 어쩌겟어요.살아야하니.

며칠을 아이가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내가 조금 참고 아이 없는데서 싸울걸.아이가 눈치못채게할걸.

평생 아이 마음에 상처를 남긴거같아서 가슴이 찢어집니다.

아이가 며칠 너무 불안해하더군요.

전 또다시 남편을 믿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놓고도 또 믿어요.바보처럼.

그래야만 내가 살수 있으니.

남편을 마음으로 정리하고 아이만 보며 사는건 못하겟어요.

남편을 사랑하니까.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거니까

남편과 얘기를 하면서 내맘을 모르겠더군요.

정말 그여자를 사랑했고 잠자리까지햇단 말을 듣고 싶은건지.

아님 그냥 술집여자 데리고 논거라는 말을 듣고싶은건지.

어느것도 아무것도 인정하기 싫었던 거지요.

해오름에서 글을 보고 '내남자가 바람났다'란 책을 빌려와서 읽었어요.

마지막 바람난 남편에게 쓰는 글을 읽어보라했습니다.

남편이 읽고나서 많이 미안해하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바람은 정당화될 수 없겠지만.

힘들어서 그랬을거야.마누라자식보고 밖에 나가서 일하는데

마누라는 소닭보듯 아이한테만 신경쓰고 따뜻한말한마디 안해주고

매일 집에서 싸우기만햇으니.

마음의 위안이 필요했을거야. 그 이상은 아닐거야.

이렇게 생각하렵니다.

평생 내맘속에 자리잡을 상처겠지만.

잠자리까지는 선을 넘지 않았다는 남편말을 믿으려구요. 나자신을 위해서.

철없는 스무살에 만나 나에게 18년동안 믿음을 보여줬던사람이니.

나만 사랑했던 사람이니.

그것만 생각하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일이려니 하려구요.

이러다 또 한번 뒤집어지게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정신 추스리고 일어나렵니다.

또 한번 힘들어지면 여기 들어와 내가 남긴 글보며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고 글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