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기가 살짜기 있는 임산부입니다. 지난주도 상태 안좋으면 다시 입원해야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시어머니도 그 소식을 압니다.
아침에 병원갔다오고(오늘 아침에도 병원갔다온 거 압니다. 신랑이 병원서 제 옆에서 전화통화했거든요), 애보고 오후에 낮잠을 좀 잘랬더니(누워있지 않으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서 저녁까지 애를 못 봅니다) 택배, 전화가 쉴새 없이 울려서 낮잠을 못 잤습니다.
그러다가 애 티비 보는 시간에 깜박 잠이 들었는데... 누가 벨을 열심히 눌러대데요. 힐끗 초인종을 보니 모르는 분이 서 있는 거 같아서는 또 누웠죠. 그런데 계속 벨이 울리길래, 다시 초인종을 켜보니 시어머니대요. 전화 가지고 난리굿 칠 때는 언제고 왜 매번 전화도 없이 불시에 오시는지 왕짜증이 지대로대요.
아침에 병원갔다오고, 오후에 애 수업 있어서는 수업 전에 집 치워야겠다고 집도 안 치웠는데... 시아버지는 결벽증 환자라 머리카락 하나 떨어져 있어도 한소리 하시는 분이시죠.
두분이 턱하니 문앞에 서 있으시대요. 불이낳게 옷을 챙겨 입고(집에선 거의 나시 차림이라,,,) 문을 열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문앞에 있는 박스 안 버렸다고 한소리 하시대요. 저는 박스 치우는데도 신랑이 계속 가져다 쌓아놓는 걸 어찌하라고.ㅠ.ㅠ
그리고는 들어와서는 쌀도 안 가져다 먹는다고 한소리 하시대요. 사람이 쌀만 먹고 사나??? 제가 시어머니라면 동서들 처럼 애 때문에 속썩이지 않고 자식 가져준 거 고마워서라도 뭐라도 해서 가져오겠네요. 한데 빈손으로 와서는 쌀 안가져다 먹는다고 타박만 하고 가대요. 신랑은 일주일에 한끼 집에서 먹고 나가고, 저랑 두돌된 애기랑 둘이 먹는데 밥을 얼마나 먹겠어요. 저도 일주일 내내 혼자 밥먹는 거 지겹기도 하고 입덧땜시 한두번은 사서 먹고. 쌀을 작년 가을 넘어서 큰 포대로 한포대 가져왔으면 많이 가져온 거 아닌가요?
더 웃긴 건 낮에 병원서 신랑이 제 옆에서 통화를 했는데, 그때도 저의 집에 오신다는 말씀이 없었다는 거죠. 그리고 낼 모래가 어버이날이니 주말이면 갈텐데... 매번 불시에 오는 시부모때문에 집에서 맘대로 쉬지도 못하다니... 시댁과 떨어진 곳으로 이사가고 싶네요.
어머님 제발 전화가지고 난리만 치지 마시고, 어머님이나 전화의 기본을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