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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제 남편은 저랑 왜 살까요?


BY 휴~ 2009-10-19

참 저희 남편이라는 사람과 산다는거 힘이 드네요.

저희 남편이라는 사람과 산다는 느낌,한마디로 말하면,시어머니랑 사는 느낌이랄까??? 전 남편이 시어머니 같아요.시어머니 모시고 사는거 같아요.

저희 시어머니도 워낙 잔소리 많으신 분이시지만,지방에 사셔서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적은 별로 없어요.물론 1달에 몇일씩 서울 있다 가실 때나 전화 통화할 때 스트레스 좀 많이 받고,가까이 사는 시집 안가고 시누이 노릇하는 시누이 때문에 좀 힘들긴 하지만,남편 잔소리와 스트레스에 비하면-예전에는 그게 더 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아무것도 아니네요.

저도 일부는 너무 익숙해져서 힘들지만 그냥 생활이 되어 버렸네요.

남편은 집에 오면 저랑 사적인 대화는 안 해요.

남편이 입을 열었다 하면 나오는 소리는,육아,살림,시어른께 하는거에 대한 잔소리뿐이예요.아주 시시콜콜한 잔소리(과일은 무엇으로 씻고,김치는 뚜껑 있는 그릇에 담고,아이 코를 풀어줄 땐 어떻게 풀어주고,아이 어릴 땐 아이 넘어졌거나 감기 걸리면 애 하나 못 보냐고 잔소리하고 애가 울면 애 울린다고 잔소리하고-애 봐주거나 살림의 작은 부분이라도 도와주면서 그런 소리 하면 말도 안 하죠.그야말로 손하나 까딱 안 해요)까지 잊지 않죠.휴일 아침에 늦잠 좀 잤다하면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구요,아주 자존심 기분 팍 상하게 하는 말도 서슴치 않고요.

그런 사람은 엄청 꼼꼼할거 같죠? 제가 살다살다 그렇게 기본적인 생활교육도 안된 사람 처음 봤습니다.옷이나 양말 신문 쓰고나서도 그 자리고요,욕실에 들어갔다 변기물 안 내리고 나와서 욕실 불 안 끄고 샴푸나 치약 쓰고 뚜껑 열어놓은채 있고...거기까지는 애교입니다.

약간 쇼퍼홀릭이 있어서 필요없는 물건이나 이미 있는 물건도 기능이 약간 다르다고 사들이고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쓸만한 물건이라고 우리한테는 필요도 없는 물건들을 막 주워옵니다.지금 베란다와 방하나로 가득입니다.이제 그것도 넘쳐 현관 앞까지 사람 한명 지나갈 틈 빼고는 꽉 막고 있어요.그래놓고 잘 쓰느냐고요? 아뇨,그야말로 쌓아놓고만 삽니다.몰래 갖다버리거나 누굴 주려고 해도 자기 물건에 절대 손도 못 대게 합니다.남편이 사들이는 물건 때문에 생활비는 쪼들리는데(수입의 3분의 1이 넘게 자기 혼자 씁니다,통장도 자기가 관리하고 절대 안 줍니다.정작 사야할 물건이나 바꿔야할 집안 살림은 하나도 못 삽니다),돈 버는 유세는 얼마나 심한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제가,자기도 그러지 않느냐 하면 남편은 오리발을 내밀거나 어쩌다 한번 그런거 갖고 그런다고 버럭 소리지르고,그래서 싸움나게 됬었는데 개선의 여지는 없고 해서 남편이 그래도 전 이내 암말도 안 하거든요.

그런데,이 인간은 날이 갈수록 어찌나 잔소리가 심한지...

처음엔 안 그러더니만 저를 무시하는 말도 서슴치 않고 때때로는 씨xx 같은 욕도 하는데 정말 기가 막히네요.

저요,사람들한테 저니까 저희 남편이랑 산다소리 들어요.제가 참을성이 많아서요.물론 시댁 식구는 저희 남편이 아주 완벽한 사람인 줄 알지만요.저희 시댁 식구들은 공부,학벌이 그 사람의 모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예요(그래봤자 평범한 회사원에 월급 뻔한데 그것도 많은 부분 자기 개인적인 용도로 써요ㅠㅠ).

아까는 제가 남편한테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데,남편이 티비보다  아무 말없이 볼륨을 높이더라구요.나 말하고 있쟎아,하니까,티비 소리 안 들리니까 조용히 해,그러더라구요.차라리 나 저것 좀 보고 들을테니 나중에 얘기하라고 말했다면 이리 기분 나쁘지는 않았을거예요.

그리고,저한테 무슨 얘기하면,인상부터 팍팍 쓰고 말하네요.제가 뭔가 말하면 들은 척도 안 하고,제가 내 말 좀 들어봐 하면,얘기해,하고 자기는 딴짓하고 듣지도 않고 나중에 딴소리 하고 그래요.그러면서 나중에 언제 니가 그런 얘기했냐고 성질이나 내고 그래요.

남편과의 관계 아니고도 경제적인거며 아이 문제며 친정 문제며 시댁 문제며 힘들고 골치 아픈 일은 너무나 많은데,딱히 상의할 사람도 없고(이런거 남편이랑 해야 하는거잖아요,그런데 성질머리가 그래서 무슨 문제 생기면 흥분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해서 도움이 되긴 커녕 오히려 없느니만 못 해요),너무 힘들고 외롭거든요.

전 솔직히 남편이랑 남은 여생 살 생각하면 희망이 안 보이거든요.

그래서 이혼하자 하면 안 한다네요.자기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하냐고 그래요.

남편이 절 보는거 보면 인상 팍 쓰면서 무슨 벌레보거나 한심한 사람 보는 듯 해요.왜 저랑 이혼도 안 해주나 모르겠어요.지금은 애들 아직 어리고 애 키워줘야 하니까 애들 손 안 갈 때쯤 무일푼으로 내쫒을 생각인지(통장은 자기가 가지고 있으니)...

제 남편 무슨 생각으로 저랑 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