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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학교가 너무해


BY 진주아지매 2016-10-27

안녕하세요.

진주에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J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아줌마입니다.

이 일은 흔하다고 하면 흔한 일이며, 타인의 시선에서 보자면 별 것도 아닌 일이라고 치부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교의 태도가 그러했으니까요.

그러나 이 '고작 남의 일'에 그칠 수 있는 일의 실상이 너무나도 소름끼치고 서러워서 이렇게 회원 가입을 하고, 글을 써 봅니다.

 

//조금 길고 두서가 없는 글이지만, 짧은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고 조언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여느 중학생들처럼 친구들과 PC방을 전전하기도 하며 지내던 아들이 2학년이 된 작년 초봄, 자신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더군요.

동급생(이하 'Y'라고 칭하겠습니다.) Y에게 몇 만원 상당의 돈도 빼앗기고, 협박도 당하고, 가기싫은곳 끌려다니기도 하고....

여러가지 일을 당했더군요. 

네명의 자녀 중 이 녀석이 막내였던 만큼 속도 무척이나 상했었습니다. 이때껏 이런 일이 저희 아이들에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었거든요..

그럼에도 아이의 담임선생님께서 학생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계셨기 때문에 이 사건을 좀 더, 교육자로써 한층 올바르게 정리를 해 주시겠거니 하는 믿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Y의 어머니를 만나서 대화를 나눴죠.

정말 죄송하다며 Y의 어머니가 용서를 빌었고, Y 또한 정말 진심어린 용서를 빌기에 순진하게 용서라는것을 해주었습니다. 항상 '죄송해요.', '이건 제가 잘 못 한 것 같아요.'하고 용서를 비는 저희 집 아이들과 다르게 두 손을 모아서 싹싹 비는 Y의 모습은 제 나름대로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깊은 반성을 하는 아이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7월 중순경, 너무나도 터무니없고 가슴이 찢어지는 이야기를 또 다시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위의 사건이 있은 뒤, 부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자신만 가만히 있으면 그냥 자연히 사그러질 줄 알고 참던 아들녀석이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털어놓은 것입니다.

 

처음 사건이 있었을 때, 아들의 담임선생님께서는 같은 반인 아들녀석과 Y의 자리를 최대한 떨어지도록 배치를 한 뒤, 본인이 감시를 하겠다고 믿음직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용서를 구했고, 용서를 한 일이었기 때문에 반의 배치를 바꾸는 등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었던 저 또한 그러마하고 동의했었습니다. 그것이 문제였던 것이었을까요...

 

Y는 용서를 구한 바로 이틀 뒤부터 아들녀석을 협박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위 사건에 대한 사실과 전혀 무관한 소문을 퍼뜨리며 아들의 왕따를 주도했으며, 교실의 벽에 아들을 몰아붙이고서는 '신고 하고싶으면 해라. 내가 감방에 들어가더라도 다시 나와서 너 하나 죽이지 못할 것 같으냐.'따위의 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Y는 영화를 보라며 선생님께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제 아들의 뒤로 옮겨 앉았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목에 팔뚝을 감고 힘껏 조였죠. 아들은 본인이 신음을 흘리지 못하고 그대로 기억이 끊겼고, 눈을 뜨자 친구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들을 기절시켰다는 사실을 Y는 마치 업적인 마냥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습니다.

만약 Y가 정도를 모르고 계속 조이고 있었다면 산소 공급이 끊긴 저희 아들은 그대로 깨어나지 못했었을 수도 있었다는데에 생각이 미치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죠. 그랬더라면 이 판에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 겁니다. 

 

11월. 아들의 생일날, Y는 생일빵이랍시고 플라스틱 빗자루의 대로 의자에 앉은 아들의 허벅지를 약 5백대 가량 때렸다고 합니다. 교실의 한복판에서, 피하거나 하면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Y는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아들은 일언반구도 없이 집으로 귀가하여 가족들과 함께 웃으며 생일의 마지막을 보냈습니다.

 

이 이후로 Y는 신체척인 위협보다는 돈을 갈취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린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의 금전감각을 위해 용돈(한달에 2만원입니다.)을 통장으로 넣어주고 개인의 돈을 직접 관리하게 뒀기 때문에 저희 아들은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일정의 돈을 모으게 된다면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죠.

 

매우 지능적인 방법으로 (주로 아들의 잘못인냥 돈을 받아가는 방법으로) Y는 방학을 포함한 반 년동안 야금야금 18만원 정도를 빼앗아갔습니다. 중간에 아들이 교실에서 돈을 내 놓으라고 윽박지르는 Y에게 '이건 억울하다. 내가 이 돈을 왜 줘야하느냐'고 반항을 하자 화장실로 끌고 갔다고 합니다. 교실에서 둘의 다툼을 지켜보던 반 친구가 화장실까지 따라와서 말리며 다시 교실로 데리고 가서 큰일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혼자서 참던 아들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에게 상담을 했고 가만히 듣던 친구들 중 한명이 불같이 화를 내며 신고를 하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일이 어이없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아들이 말을 아꼈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 집은 조용했지만, 학교는 어수선했던 모양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Y의 어머니에게만 먼저 연락이 갔고, Y의 어머니는 저나 아들의 아빠도 아닌, 저희 아들을 조용히 불러서 본인이 알고있는 금액(마지막으로 갈취한 1만 5천원)을 쥐어주며 '네가 착해서 달라는 대로 줬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그 1만 5천원을 발견한 제가 아들에게 이건 무슨 돈이냐고 물어보자 그제서야 아들의 입이 열렸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충격적인 아들의 말을 듣고, 작년에 대면했던 Y의 어머니의 연락처를 뒤졌습니다.

왜 아들에게 1만 5천원을 주셨냐고 묻자 그녀는 제게 댁의 아들이 우리 Y에게 밥 사먹으라고 굳이 돈을 쥐어준거라고 하며 걔가 말을 이상하게 전한 것 같다고 되려 큰소리를 치더군요. 그리고 이어서 그녀는 저와 제 남편의 직업을 언급하며 진주바닥 좁다고 은근히 협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1만 5천원을 왜 주셨냐고 물었을 뿐인데, 저희 집 바깥사람 업종에 아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좋지 않을거라는 대답이 돌아오다니요... (실제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기 전, 제 남편의 동종업계사람에게서 일을 좀 좋게 덮으면 안되겠냐는 식의 전화가 세번이나 연달아 왔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녀는 가족중에 교사직을 위임하고 있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제 앞에서 모 학교의 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를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더군요. 심지어 근처 모 인문계 고등학교에 Y의 사촌 형이 교사를 하고 있다고 넌지시 압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 모 인문계 고등학교는 아들이 진학하고자 희망했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 마음을 버리고 다른 고등학교를 다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을 했었지만 Y의 집안 내력이 정말 영향을 끼쳤던 것인지는 몰라도 교사들은 어영부영하는 태도를 취하더군요. Y가 한 번 더 학교폭력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걸리게 된다면 일전에 있었던 일에 더해져서 기록이 남게된다는 둥 선처를 구하더라구요. 알고보니 Y는 1학년때 이미 심각한 학교폭력을 저질러서 교내봉사도 아닌,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전적이 있었습니다.

 

과거가 어찌되었든,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을 벌여놓은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교사들에게 화가 난 저는 다음날 아침, 혹시 교장선생님께서는 아실까 싶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교장선생님은 Y와 저희 아들에 관련한 사건을 전혀 모르고 계셨습니다. 교사들이 아예 말을 전하지 않았던거죠.

 

그 이후에서야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고, 신고를 한 녀석이 누구냐고 추궁을 하는 Y와 아들의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을 않고 오히려 강경책을 써서 사건을 마무리하고싶어한 Y의 어머니에게 질린 저희는 Y의 강제전학 처분을 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학교에서는 Y에게 강제전학을 명령했구요.

 

그와는 별개로 학교의 처분으로 만족하고자했던 저희는 Y의 어머니의 꾸준한 협박과 그저 사건을 덮기에만 몰두했던 교사들에게 화가 나 고소장을 썼습니다. 목이 졸려 기절을 하고, 생일빵이라는 명목 하에 허벅지를 5백대나 맞은 사건을 가만히 덮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판단 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Y는 대안학교로 옮겨가게 되고, 아들은 이제 3학년의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Y가 학교에 다시 왔다더군요. 정말 기가차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세상에.

 

아들의 말에 의하면, 저번주부터 Y 본인이 SNS메시지를 이용해 학교에 남은 친구들에게 다시 그 학교에서 잠깐 지내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더군요. 그 소문이 퍼지고 퍼져서 당연하게도 아들의 귀에 들어갔죠. 사건을 알고있는 친구들이 이건 어떻게 된거냐, 너 괜찮으냐고 걱정을 해줬던 모양입니다.

막내주제에 귀염성없는 아들은 저나 남편에게 상담을 해 볼 생각도 없이 제 선에서 알아보고싶었던 모양인지 저번주 목요일, 친구들과 함께(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증인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답니다.) 학생부장 선생님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Y가 온다던데, 정말 학교에 돌아오나요?' 하고 아들이 직접 물었고, 학생부장 선생님은 '안 온다.'며 단언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24일인 이번주 월요일에 등교를 한 아들은 친구들의 입을 통해 다른 반에 Y가 등교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습니다. 학생부장 선생님의 단언과는 달리 말이죠. 그리고 그날 점심시간에 학생부장선생님은 급식판을 들고 밥을 먹으러가는 아들을 잡고 '오늘 Y가 왔는데 학교에서 부른건 아니고, 대안학교의 교육과정중 하나라서, 걔가 일주일간 우리 학교에 있어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아들이 어이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전해 듣고 급식소에서 나오는 아들을 급식소 앞에서 혼자 있던 Y가 발견하고 씩 웃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마주칠때마다 웃음짓던 Y는 다음날(화요일), 능청스레 인사를 하고 미안하다고 하며 '니가 신고하고 싶어서 한거 아니지?'라고 했다고 합니다.

Y는 학폭위가 열리기 전, 증인으로 나서주고, 아들대신 신고까지 해줬던 친구들의 신상을 알고자 고군분투했었습니다. 에미(엄마) 터졌다는둥 험한 욕설을 섞어가며 누가 고자질했느냐고 여기저기 찔러보던 Y는 나중에는 문자한 기록들 모두 지워달라는 둥 애원을 했었던 전적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반 친구에게 쉬는시간에 아들이랑 할 얘기가 있다고 말하며 데리고 와 달라고 했다 합니다. 물론 친구들은 그러지 않았죠.

 

제가 화가 나는 건. 자녀를 둔 부모로써 진심으로 화가 나는 부분은, 학교입니다. 의미심장한 짓을 하는 Y가 아니라 학교에 대해 무척이나 화가 납니다.

 

Y가 저번주부터 SNS를 통해 다시 학교에 가게 되었다는 말을 퍼뜨리고 그 사실을 학교의 아이들이 알게 되었을 때. 학교에서 부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대안학교와 학교에서는 말이 오갔을 것이 분명합니다. 혹 학생부장 선생님께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더라도 많은 교사 분들 중에서는 분명히 Y가 일주일간 지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분들이 계셨을 겁니다.

 

Y가 대안 학교의 교육과정 중 일환으로써 잠시 학교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들에게 설명을 잘 부탁한다는 둥 배려어린 설명의 과정이라도 있어야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

저는 피해학생의 부모로써 이 일련의 사건들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 번도 먼저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사건들의 상담은 Y의 어머니에게 우선적으로 연락이 갔고, 선생님들과 Y의 어머니께서는 알고 계시고 이야기까지 끝난 몇몇 사건들을 저는 아들의 입을 통해 들어야만 했었습니다.

 

이건 올바른 대처가 아니지 않느냐, 왜 피해학생의 가정이 아닌 가해학생네와 먼저 이야기가 끝이 나 버리는 것이냐고 그동안 수도 없이 학교의 교사들에게 외쳤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 외침은 닿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고작 일주일동안 학교에 Y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저는 아들의 입으로 들었으니까요.

 

대체 명문이라고 외치는 학교의 교사들은 교내에서, 교사들의 그늘 밑에서 이루어진 여러 범죄들을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 것일까요. 우리들을 믿어달라, Y를 잘 감시하겠다고 당당하게 큰소리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아들은 교실에서 목이 졸려 기절을 하고, 반 아이들이 보고있는 교실에서 허벅지를 수차례 얻어맞았습니다.

 

귀가 멀고 눈이 먼 교사들이 이젠 벙어리가 된 것일까요? 아들과 인사조차 나눠보지 못한 아이들이 제 아들을 '목 졸려서 기절했던 애'로 알고 아는 척을 할 정도로 이 일련의 사건들은 유명했었던 모양입니다.

 

무관심도 폭력이라고 주장하며 학교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이렇게까지 학생들과 피해가정에게 무관심하고 무정합니다.

 

조금이라도 피해 학생의 심리상태에 대해 걱정을 했더라면, 그 많은 교사분들 중에 단 한 명이어도 저희에게 미리 언질을 해 줬을 것입니다. Y가 필요한 과정에 의해 일주일동안 학교에 오게 되었습니다. 설명을 해 줬더라면, 그랬더라면 아들이 마음의 준비라도 했겠죠. 고작 중3인 아들이 학교가 뭐 이따위냐, 선생님을 이제 어떻게 믿느냐고 허탈해하진 않았겠죠! Y에게 저희 아들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지만 오히려 저희 아들이 Y를 피해다니고 있습니다.

 

가해 학생이 학교에서 지내게 되었다는 사실을 친구들을 통해서 듣고 보호를 받아야하나요! 선생님들은 대체 무얼 하시나요! 숨은 범죄를 찾아내어 예방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적어도 이런 헤프닝이 생길 것이라면 미리 말을 해 달라고 하는것이 그렇게까지 힘든 일인가요... 선생님들께서 했어야 할 일들을 아들의 친구들이 아들에게 해 주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쓰다보니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저는 고작 몇 시간전, 아들이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Y가 학교에 왔다고 털어놓는 것을 듣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났었습니다.

그렇게 학교의 선생님들과 면담을 하고 상담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했던 시간들은 모두 무의미했던 모양입니다. 제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는 이상 그렇게 강조했던 '이 모든 이야기를 아들을 통해서 들어야 하느냐, 대체 왜 Y의 어머니께 연락을 제일 먼저 하시느냐'는 하소연이 이렇게 힘없이 스러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저희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여러분의 의견과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좋은 새벽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