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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키우는 재미


BY 야실이 2018-04-30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내 자식이 다른 아이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의 손 안에서 재롱을 부릴 때면.......

큰아이, 나도 큰아이를 키우며 한동안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똘망똘망한 눈빛을 보고 있으면 그 생각은 믿음으로 자리 잡게 된다.

아기라서 만지면 안 돼. 알았지?”

두 살 터울인 동생이 태어났을 때 혹시라도 아기가 신기해서 찔러보면 어쩌나 하는 염려로 당부를 한 후에는 정말, 정말 단 한 번도 아기에게 손을 댄 적이 없었다. 그 뿐인가? 5살 때부터 글도 떼고 혼자 볼일 보는 것도 능숙해서 유치원에 보내고...... 정말 어른 같은 행동을 했었다.

어느 날, 시댁에 가는 날이었는데 나는 작은 아이를 앞에 안고 큰아이와 함께 전철을 탔다. 자리에 앉아 한참을 가던 중, 큰아이가 졸립다며 껌을 뱉을 종이를 찾았다. 내가 내민 휴지에 껌을 뱉고는 버릴 것을 찾더니 이내 잠이 들어 버렸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도착지에 내려서 한참을 걷던 나는 큰아이가 껌 뱉은 휴지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다.

희원아, 아까 껌 뱉은 휴지 어떻게 했어? 저 쪽에 휴지통이 있는데.”

그러자 아이는 귀 속에서 작은 휴지뭉치를 꺼내는 게 아닌가?

어머? 그게 왜 거기서 나와?”

, 주머니도 없고 손에 쥐고 있으면 자다가 놓쳐버릴 것 같아서.”

아이의 말에 어이없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특해서 꼭 안아주었다.

 

이제 다 자란 아이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쿡쿡거리며 웃곤 한다.

지금 큰아이는 대학생이지만 아직도 공공질서를 지키는 분야에서는 천재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