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26

잠시 잊었던 성묘길.


BY 차미슬 2000-09-16

오늘 울 원석이가 "엄마 우리 비가 많이 오는데 높은델 많이 많이 동현이랑 할아버지랑 아빠랑 엄마랑 작음 엄마랑 작은 아빠랑 삼춘이랑 갔다 왔지~""

추석 성묘 모습을 기억해낸거였다.

진흙을 밟으며 비를 맞고 비에 젖은 파란 풀들은 그 푸름을 더했고

온 산은 비소리에 고요했던 성묘길을 울 아들 원석이의 기억속에 각인

이 되었었나보다...

산 허리에 하얀 안개가 걸쳐있고 도시에선 밟을수 없는 진흙을 밟으

며 돐도 지나지 않은 조카를 들쳐안고 갔던 성묘...

뭔지모를 무게를 느끼며 올라갔던 성묘길에서 난 비를 맞어 감기

가 걸려도 좋다고 생각했었다. 자연을. 비가 적신 온산을 보는 것만으

로도 울 애들에게는 더없는 좋은 약은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내짐작은 맞았다.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그리고 말로 표현할줄 알았던 원석이는 표현을

그리고 말로 표현할수 없었던 쌍둥이들은 그저 좋아서 웃고 떠들었다.

돐도 지나지 않은 조카아이도 떼를 쓰지 않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

며 연신 눈이 바뻤었다.

이렇듯 자연은 많은걸 준다...

꼭필요한.우리 아이들에게선 더없는 자연은 지켜져야 함을 안다.

그리고 그지킴이는 우리들 몫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