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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끝에서 동쪽끝까지..(2)


BY 통통감자 2003-08-13

아침일찍(?) 일어나보니 다른 집들은 다 나가고 없다. 우리는 서둘러 근사한 아침라면을 먹고 대충 긴옷 몇가지 준비한채 밖을 나섰다. 비가 오다 말다 한다.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우선 삼양대관령 목장을 가기로 했다. 차로 15분 걸린다고 했는데, 시골에서 15분은 거의 한시간 이더라. 정말 오랜만에 말타는 기분으로 운전했다. 비포장길이 울퉁불퉁. 결국 가다 신랑이 바꿔서 운전했다. 거의 옆 도랑으로 빠질것 같았다. 30분 쯤 가니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에서 또 한 15분 가량 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했다. 서서히 차 두대가 한쪽 발 들고 지나갈만큼의 작은 비포장 오솔길을 올라가는데,.. 여기서도 심봤다.!!! 마침 양떼가 방목하는 광경이 보인다. 부리나케 폼재며 배경사진 삼아 한컷 날렸다. 너무 멀어서 양떼를 제대로 보지도 못했지만, 어쨌든 사진의 배경에 양떼가 나온다.ㅎㅎ 가끔 가다가 한 컷씩 제법 그림이 잡히는 초원이 보이면 여지없이 알프스 아줌마가 되어 두 녀석들과 바람을 맞았다. 날씨가 도와줘서 인지 마치 가을 바람처럼 선선하고, 구름사이로 가끔 작열하는 태양빛도 만끽하고... 여기가 지상낙원 같았다. 15분 이래더니 내 생각엔 한 시간은 온것같다. 전망대!! 해발 1,100 m 바람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불었다. 그러다 후두둑!! 굵은 빗방울. 정말 좋았다. 연약(?)한 내가 날라갈 것만 같았다. 울 신랑은 도심에서의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라갈 것 같다고 소리쳤다. 볼것은 없었다. 하지만, 저 아래로 보이는 구름과 시원한 바람. 이것만으로도 다 얻었다. 돌아오는 길에 횡계읍내에 있는 작은 식당에 갔다. 강원도에 가면 오삼불고기를 먹어라더라. 내심 다섯가지 삼이 들어간 소불고기일거라 생각하고.. 남편에게 아는체 했다. 어쩜 산삼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고, 장뇌삼이라도. 헉!! 오징어에 삼겹살이 무쟈게 맵게 나왔다. 신랑한테 퉁생이 먹었다. 애들은 뭘먹냐고... 오후 3시가 다되서 용평리조트에 갔다. 동양에서 젤 길다던가 어쨌든 무쟈게 긴 케이블카를 타기로 하고... 10,000원 이라는 말에 좀 망설였다. 남산케이블카를 만원에 탄다면...쩝. 하지만, 걱정 뚝!! 우리 가족들만 조촐하게 탈수 있는 이쁜 케이블카에 진짜로 높게 무쟈게 오래 케이블카를 탄다. 아래도 보이는 백두대간은 정말 장관이다. 아직 안가봤지만, 스위스 부럽지 않을 것 같았다. 쫌 무서웠다. 정상에서 작은 등산로가 있어서 1,450m 발왕산 꼭대기에 갔다. 땀을 찍찍 흘리며 올라가면서 내려오는 사람한테 물었다. 뭐가 있나요? 가서 보시요. 갔더니 헬기가 착륙하도록 빨간 표시가 있었다. 헉~ 인간에게 배신감이 들었다. 오는길에 도암댐에 들렸다.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문제점을 볼 수 있었다. 강원도의 鷄肋이 되어버린 도암댐. 이날도 울 애들은 11시가 넘어서 까지 밖을 돌아다녔다. 덕분에 울 부부도 11시가 넘어서 까지 산장밖에 있었다.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