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자연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녹즙은 신선한 자연식품을 즐기려는 현대인들의 욕구와 맞물려 80년대 중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요즘은 열기가 좀 식었지만 90년대 중반만 해도 엔젤, 그린파워 등 10여개 녹즙기 제조업체의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녹즙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녹즙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일까.
녹즙의 효과 녹즙은 인체가 영양소를 흡수하기 좋도록 생야채에서 섬유소를 완전히 제거한 즙을 말한다. 야채에 열을 가하거나 특별한 조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양의 비타민, 미네랄, 칼슘 등을 농축해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녹즙을 꾸준히 복용하면 잘못된 식생활로 인해 쇠약해진 체질을 개선하고 정상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체의 전반적인 면역기능을 향상시켜 암,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의 예방에 도움이 되며 비만과 스트레스 해소,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자연식동호회 기준성회장은 "녹즙에 있는 엽록소는 헤모글로빈 성분과 유사해 피를 맑게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해 암과 성인병의 발생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 복용법 -
녹황색채소를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17%에 불과하고 소화에 3시간 이상 걸린다. 반면 녹즙의 체내 흡수율은 67%나 되며 15분 정도면 소화가 된다. 좋은 녹즙을 만들려면 제철에 나는 신선한 무농약 야채를 골라야 한다.
녹즙은 마시는 방법에 따라 효과에 큰 차이가 있다. 식전 공복 상태에서 즉시 마셔야 하며 물에 섞거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우리한의원 김범수원장은 "녹즙에 있는 비타민이나 미네랄성분은 산소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많이 파괴되므로 즉시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루 섭취량은 500∼800cc가 적당하다. 특별한 치료목적이 아니라면 당근과 케일 70∼80% 정도에 신선초, 양상추, 민들레, 아스파라거스, 쑥갓 등을 20∼30% 섞는 게 좋다. 야채만 넣으면 입맛이 텁텁한 경우엔 과일을 섞어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주의사항 녹즙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건강식품일 뿐 치료제는 아니므로 지나친 기대는 삼가야 한다. 특히 간염·간경변 등 만성간질환을 앓는 사람은 녹즙을 함부로 복용해선 안된다. 간전문의들은 "간이 나쁜 사람이 녹즙을 과용해 간기능 수치가 급증,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야채 속에 많이 들어있는 칼륨성분은 콩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므로 신부전증환자도 녹즙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몸이 냉한 사람이 녹즙을 마시면 소화장애가 오기 쉽다. 기준성회장은 "이런 사람은 녹즙을 입안에 머금었다가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증상별 녹즙 복용법 -
= 식욕이 없을 때 : 사과, 당근주스가 적당. 당근은 비타민 B·C·D·E가 풍부해 식욕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돕는다. 재료는 사과 반 개, 당근 반 개, 양배추 2장, 레몬 1/4개
= 호흡기가 약할 때 : 시금치, 밀감주스가 좋다. 시금치에는 비타민 A·C·D가 다량 함유돼 있어 공해, 흡연 등으로 상처받은 호흡기의 점막을 보호해준다. 생강 1/4개, 밀감 1개, 우유 100㎖, 시금치 100g
= 저혈압 : 셀러리, 토마토주스는 체질을 산성에서 알칼리성으로 바꿔주고 혈압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양배추 1장, 셀러리 30g, 토마토 반 개, 피망 1개, 파슬리 20g, 사과 반 개
= 빈혈 : 셀러리, 시금치주스는 혈액 중의 적혈구를 늘려줘 빈혈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셀러리 100g, 시금치 100g, 당근 반 개, 오이 반 개
= 위장 강화 : 양배추엔 위의 점막을 보호하고 저항력을 높여주는 아스파라긴산과 글루타민산이 풍부하다. 당근 반 개, 양배추 2장, 케일 100g
= 신경통 : 딸기주스가 좋다. 딸기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 신경통을 없애주며, 딸기의 신맛을 관장하는 사과산은 식욕을 증진시킨다. 딸기 5개, 밀감 반 개, 사과 반 개
= 복통 : 피망주스를 규칙적으로 마시면 대장의 노폐물을 제거해 장세척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피망 2개, 당근 반 개, 시금치 200g
= 비만증 : 당근과 시금치를 이용한 주스가 좋다. 당근 반 개, 양배추 200g, 시금치 100g, 파슬리 50g
= 몸이 냉할 때 : 마늘과 파슬리는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몸을 덥게 만들고 체력을 증진시킨다. 마늘 2쪽, 파슬리 20g, 레몬 1/4개, 벌꿀 1∼2스푼
(해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