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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TV 프로에서도 엉뚱한 일이!


BY 황인영 2000-04-01

요즘 아침 TV의 토크프로를 보면 참 희한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산부인과 의사, 한의사 등 유명한 분들이 나와 '내가 세계태아학회 이사인데요'를 매 출연시마다 반복하며 태교송을 부른다. 물론 좋은 얘기들도 많지만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을 100%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특히, 나처럼 임신한 상태에서는 그 분의 강의를 들으면 많은 부분에 대하여 의지하게 되는데 과연 그분의 지론이 나와 내 아기를 위해 100% 믿어도 되는 얘기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한의사도 마찬가지다 아줌마들을 쭉 앉혀놓고 강의를 하는데 'song'도 부르고... 왠지 믿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나의 편견일까?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며칠전 아침 TV 토크 프로에서 '성격'에 관한 얘기를 어떤 여자 전문가가 나와서 하고 있었다. 다는 못보았지만, 중간에 보니 자신의 성격파악 하기, 그리고 얼굴형으로 본 성격, 또 심지어는 얼굴형으로 보는 남편의 바람끼 보기, 또 얼굴형에 따른 바람끼 잠재우기 등을 강의하고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우리남편은 얼굴형이 어떻더라~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얼굴이 둥그렇다면 바람 피기 쉬운 타입이고 네모나면 어떻고... 둥그러면 바람폈을 때 '애원형'으로 달래야 하고, 네모나면 '협박형'을 이혼을 요구해야 하고... 등 난 기분이 나빴다. 내가 왜 아침부터 TV를 들여다보며 내 남편이 바람을 필만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생각해보아야 하며,만약 내 남편이 바람을 피면 어떻게 되돌려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하는지... 정말 불쾌했다. TV를 보는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그런 프로를 본다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황에 적용해 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그 TV프로를 보고 있던 모든 아줌마들이 남편을 상대로 그런 생각을 한번씩 했다면 그게 뭐 그리 좋은 일이겠는가? 기분만 나빠지지...
그날 밤, 아마도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면 시비를 걸지는 않았는지...

나는 아침에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TV프로에서 그런 식으로 흥미위주의 불필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이 싫다. 그것도 각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나는 앞으로도 우리 아줌마닷컴이 소비적이 아니라 생산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아줌마들이 서로 모여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서로의 잠재되어 있는 것들을 생산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그러기에도 우리는 너무 바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