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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매장이(7)빨리 가고싶은가?


BY 남상순 2000-04-16

나는 중매장이(7)빨리 가고싶은가?
그리도 빨리 가고싶은가?


자네와 단둘이 제법 긴 여행을 하는 것이 두번째인가 보군! 그렇지? 지난번 부산을 왕복 달리면서 이야기 많이했었지? 자네가 무섭게 시동생을 욕할 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나? 손위 동서인데 시댁의 기강을 잡기위해 호통을 칠까 생각두 했지. '어디서 몰상식하게 남편 흉을 보나? 주씨 집안을 우습 게 본 모양이로군? 자네가 시동생과 도대체 얼마나 살았기에 그리 말이 많은가?' 으름짱을 한번 놓을까? 아니면 피멍든 하소연을 쏟아내게 해서 카타르시스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선수 쳐서 충격요법으로?

내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아나? 종내는 바보처럼 손윗 동서 노릇도 못하고 자네 이야기를 듣는 것 외에 대책이 없었다네. 한단 말이 "힘겹구나! 어쩌면 좋 아! 중매 잘 못 한가보다. 내가 시동생을 그리도 몰랐을까? 기도하마" 고작 그 말 뿐! 뺨석대 각오했었네.

이번 강화여행은 좋았었네. 강화도를 일주하다가 외포리 근처 인천문화원도 발견하구...도자기 교실도 둘러보고 작품도 살펴보면서 자네랑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 "형님! 우리 오늘 어쩜 이렇게도 여유있을까요? 마치 딴 나라에 온 것 같아요.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데...여유롭게 말이죠. 저는 문화실조랍니다." 그러게 말일쎄! 생의 여유! 그게 그리도 힘든 것이었나 보네.

돌아볼 줄 모르고 질주해온 날들이 짐짓 염려되기도 하네 괘도수정이 필요한 상태는 아닌가 하구 말일세! 자네! 여행이라도 하면서 멋지게 살게나. 동서! 잘가게! 1개월 휴가를 받았다더니 1주일을 못채우고 벌써 갈려고 하나? 여기보다 남편있는 곳이 더 좋은가보군! 몸달아 하는 꼴을 보니 자네! 이제 그집, 아니 이집 사람 다 되었군 그래.

"여보게 동서! 그럼 술이 석잔일세! 안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