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말로 내 남자한테 그랬었다.
"화장실 천정에서 물이 새"
하루는 네군데에서 떨어지길래 윗집으로 쫓아가 말씀드렸다.
"화장실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거든요. 어떻게좀 해주세요"
했더니 아저씨 왈
"실리콘으로 쏴야겠네요. 내 곧 쏘리다."
하지만 지금 한달 반이 지났지만 어떤 날은 다서여섯군데에서
어떤 날은 네군데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다.
더 화나는 일은 변기에 앉아있다보면 우리 천정과 이층집 바닥 사이에 뜬 공간으로 뚝~ 뚝~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화장실에 세탁기를 놓을 수밖에 없는 작은집의 전세살이는 아기 업고 들어가 빨래라도 꺼내려 할 때 머리에 맞는 그 역겨움과 아이한테 맞을까봐 서둘러 나올 수밖에 없다.
으씨 정말 서럽다.
위엣 집은 자기집이라던데.. 할머니라도 계시면 가서 말씀드릴텐데. 할머니는 막내아들(윗집주인)과 싸운후 큰아들네 가계신지 벌써 두달 째다
건장한 아들과 딸이 있지만 일을 해결하기보다 전해주는 역할이 그만인 나이고, 문제는 아주머니가 계시지 않는다는것....
고로 아저씨께 말씀드려야 하는데 나한텐 영
고로 그저께 내 남자한테 말했었다
"윗집 아저씨한테 말해조. 화장실 물 아직도 센다고, 그집엔 아줌마 안계셔, 그러니까 아저씨한테 자기가 말좀 해주라"
"응, 그래 이따가"
한참후
"이따가 됐는데 윗층에 올라가 봐주라"
"내일"
그 다음날. 저녁을 맛있게 먹은후 내 남자한테 그랬다. 저녁 8시 반쯤 됐었다
"화장실에서 물 떨어지고 물이 ??었는지 날파리까지도 날아다녀 윗층에 가서 얘기좀 해주라"
"밝은날에...."
아마, 내 남자는 화장실이 물에 쩔어 썩어 무너질 때가 되면 그때서야 깨닫게 될것이다.
그저께부터 내 남자한테 하루에 한번씩 그런식으로 말하는 중이다. 며칠이나 갈까.
내가 이층에 살고 물이 똑똑 떨어진다면 과연 제까닥 고쳐줬을까? 아마 나도 내 눈으로 당장의 피해가 보이지 않으니까 차일피일 미루다 돈이 더 생기거나 시간이 날 때야 움직일 것이다..
아무튼 난 하루에 한번씩 내 남자한테 화장실에 대해서 얘기할테고 그렇게 얘기하다보면 언젠가는 윗집에 올라가 얘기하겠지
이럴때는 내 남자의 내성적인 성격이 정말 싫다.
오늘은 텔레비전을 하루죙일 켜놔야겠다.
너무 기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