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늦게 퇴근을 하고 전철을 타고 집에 가고 있었다. 10시쯤이면 3호선, 2호선에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어느 역에서인가 한 50대 아저씨가 타고 뒤따라 60대 아저씨가 탔는데 60대 아저씨가 화난 얼굴로 50대 아저씨를 손으로 매섭게 치며 말했다. '아니, 지금 줄 서서 타는데 새치기를 하면 되겠어?~!' 맞는 얘기다. 줄 서서 타는데 새치기를 하면 안되지...하지만 얼굴을 보면 영문도 잘 모르는 듯한 얼굴을 한 50대 아저씨가 화가 났다. 매섭게 자신의 팔뚝을 친 일이며 자신에게 반말을 한 일이며 무서운 60대 아저씨의 얼굴이며 모든 것이....
아무리 좋은 말도 좋은 방법으로 이루어 지지 않으면 결국은 좋은 게 아니다. 아이들 잘 키워보겠다고 아이들을 잘 이해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체벌을 한다고 해서 훈육이 잘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아무리 듣기 좋은 말도 기분 나쁘게 얘기하면 욕설로 들리기 마련인 것처럼....
그 50대 아저씨는 상기된 얼굴로 중얼거리며 혼자서 화를 삭였다. - 내가 바로 문 옆에 서 있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다 보고듣고야 말았다..-'그래...당신이 얼마나 잘났나...내가 뭘...네참...' 어쩌면 그 50대 아저씨는 딱히 줄 선것이라고 하기 어려운 애매한 줄서기 앞에 서 있으면서 무의식으로 그냥 탔을 수도 있다. 그 정확한 상황은 당사자의 마음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많이 직면한다.
어느 심하게 술에 취한 승객이 버스나 전철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거나 불쾌한 행동을 할 경우
한 정의의 아저씨가 나설때가 많다. '아니 당신 지금 다른 사람들 생각을 안 하고 술 좀 곱게 마시지...좀 조용히 하슈...'대충 그런 충고를 던진다. 그런데 그 얘기가 괄괄하고 거칠고 그 사람에게 수치심을 안겨다주고 게다가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사실 좀 자주 본다...그럼, 두 사람 사이에 시비가 붙게 마련이다. 어느 측도 말로 지기 싫을 테니..
그럼 우리는 갑자기 헷갈린다. 도대체 누가 더 시끄럽고 누가 먼저 내려주면 좋을지...
옛날 말에 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다르다 한말이 하나도 안 틀리는 것 같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나의 말하는 태도를 결정짓는 것이 아닐까?
말 자체의 쓰고 달고...그것 보다 사실은 그 말을 하는 사람의 태도, 방법의 쓰고 달기가...그 현명함과 경솔함이.. 더 영향력이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