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85

사랑하는 아버지 보세요


BY 1062001yoo 2002-05-17

아버지, 둘째 딸 서신 올립니다.
며칠째 비가 내리더니 이젠 멈추었나봅니다.
내일은 아마도 화창한 봄날이 되겠지요.

지난번 병원에 아버지 뵈러 갔을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가족끼리 함께 있어야 되는데 아버지는 이제 병원에 메인 몸이
되셨으니 얼마나 불편하시겠어요.

아버지 뵙고 친정에 엄마 뵈러 갔는데 평소에는 아버지 계실 때
방문 했었잖아요? 그런데 아버지가 계시지 않으니 어찌나 쓸쓸
하던지요. 아버지 빈 자리가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아버지, 건강을 잘 돌보세요. 제발 부탁이오니 담배
그만 태우세요. 아버지는 폐가 좋지 않은신데 그 나쁜
담배가 아버지 폐를 더 망쳐 버리잖아요.
젊은 날 가족들 생계 유지를 위해 탄광 막장에서 일 하시면서
얻으신 병이 아버지를 볼모로 만들어 버렸군요.

아버지, 어릴 때 전 한 때 부모님을 원망도 했답니다.
왜 우리 부모는 이리도 가난할까?

난 아마도 부잣집 딸인데 무언가 잘못 되어서 잠시 부모님께
맡겨 진 거라고 생각도 했지요.

또 아버지께서 매질 하실땐 차라리 내가 죽어 버렸으면 하고
생각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지난번에도 그저 애들은 때려야
된다고 하셨지만 전 반대입니다. 가능하다면 매는 안 드는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을 더 반항하게 만들 뿐이구요.
임시 방편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오직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희들을
이만치 키워 주시고 가르쳐 주셔서 다 아들 딸 낳고
가족을 일구어 오손도손 살고 있잖아요?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 부모님도 이렇게 고생 하셨으리라
생각을 많이 해요. 특히 이번에 서연이 낳고 나서
밤잠 설쳐 가며 애 돌보면서 더 많은 생각을 했지요.

우리 부모님에게 나도 이렇게 예쁜 딸 이었으리라
또 성욱이가 가끔 대들때면 우리 부모님도 나처럼
속상했으리라 생각한답니다.

아버지, 며칠전에는 일본 언니에게 편지를 보냈어요.
전화 통화를 했는데 서연이 사진 보내 달라고 해서
편지에 사진 네 장 넣어서 보냈답니다.

아버지, 제발 건강 하셔야 됩니다. 이젠 저도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부모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먼저 나요.
우리 성욱이 서연이 다 크는 모습 지켜 보셔야잖아요.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아버지 제발 담배 좀 끊어 주세요.
그래야 아버지 더 건강하게 오래 사실 수 있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전 우리 부모님께서 계셔서 너무 행복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계셔서 너무 좋아요.

우리 성욱이는 얼마전 표창장도 받아오고 만들기 상도 받아오고
또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서 금상도 받아왔답니다.

아버지, 우리 애들 잘 키울께요.
아버지 손자들이 아버지의 자랑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성욱이가 외갓집에 한 달에 한 번은 가자고
하더군요. 가능하다면 그렇게 할께요.
아버지, 산책도 하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사랑합니다.

2002. 5. 17. (금) 아버지를 사랑하는 둘쨋 딸 금복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