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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이상해요


BY 이상 2001-10-05

남편이 이상해요.
요즘들어 화도 잘내고, 짜증내고...
들어오면 먼저 꼭 ㅇ안아주곤 했었는데, 요즘엔 눈도 안마주치고...

게다가 같은 회사 여직원 이야기를 심심ㄹ치 않게 흘리는데,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요즘엔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들어요.

지난번엔 무슨 과자통을 들고 왔더군요.
뭐냐니까, 그 여직원이 회사에 과자를 가지고 왔었는데, 사라들과 나누어 먹고, 빈 통이 있길래 가지고 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자꾸 우리 아기 사진을 회사에 가지고 가려고 해요.
왜 가지고 가려고 하냐고...하면, 그 여직원이 아기 얼굴이 보고 싶다고 사진을 보여달라고 한다나요..

첨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남편이 회사에 전화 해보면 없으면서 핸드폰도 안받고 늦게 들어올 때도 많고,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신경질을 부리거나 짜즈을 내고,
뉴스에서 본 어떤 이야기를 해도, 무슨 이야기든지 한번 동의하거나 하는 것이 없이 꼭 딴지를 걸고 넘어져요.
묻는말에 대답도 않고, 무슨 일이 있어 어떤 의견을 내놓아도 꼭 시비를 걸고, 내 말이 무슨말인지 잘 못알아듣겠다는 둥,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둥, 그런식으로 사람을 무시하고.....자기는 똑똑하고 잘났다는둥, 저보고 영어공부 좀 하라는 둥,

한마디로 더러워서 못살겠네요.

아기 낳은지 넉달 되었거든요.
몸도 마음도 예전같지 않아서 제 자신 하나 감당하기도 힘들때가 많은데, 남편이라는 작자가 얼굴은 오만상을 찌그리고 앉아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곱게 넘어가는 법이 없이 꼭 시비를 걸고, 나중에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싸움을 하게 되니, 요즘 같아선 숨이 막혀서 살 수가 없어요.

밖에서 힘든일이 있어서 그런가 하고 비위도 슬슬 맞춰봤는데, 그것도 아니고....결국 나한테 불만이 많은 모양인데, 정말 살기 힘드네요.

생각같아선 짐 싸서 확 떠나고 싶은데, 사정상 가지도 못해요.
이건 발이 묶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숨이 막히고 머리가 깨져요.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네요.
바람 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요즘처럼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다니....정말 용서할 수가 없어요.
나 이런 대접 받고 살려고 결혼한거 아니고, 이런 대접 받을만큼 나 형편 없지도 않고, 그 사람, 나한테 이럴 만큼 자격 있지도 않아요.

아기 낳기 전에도 결혼한지 여려해동안 이 사람과의 사이에 자식을 낳을까말까...많이 고민하면서 계속 미뤄왔었고, 그러다가 남편이 조금 달라지는거 같이 보였기에 임신도 한거였거든요.

그런데, 처음부터 아닌 사람은 살아봐도 여전히 아닌가봐요.
잠시잠시 달라진다해도 그게 변화는 아니고, 천성, 그리고 환경 그거 무시 못하나봐요.

더럽고 치사하고, 어디든 가고 싶은데, 지금처한 상황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감옥에 갇혀 있는거 같고, 옴짝달싹 할 수 없이 갇혀서 고문당하는거 같고....

이 사람 옆에서 겨울을 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숨도 못쉬겠네요.
내년 1월을 되어야 움직일 수 있는데.....
삼개월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ㄷ아분간 떨어져 있고 싶은데, 얼굴 보고 싶지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