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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형님은...


BY ... 2001-10-05

나도 한자 적고 갈란다.
위로좀 받고저...

우리집과 한시간 거리에 살고 있는 울 형님네
우린 10평 남짓 반지하 이천만원 전세집
형님네는 43평 아파트
사는 것 부터 비교가 되지만 아직 우린 결혼2년차기에 그리 속상할 건 없다.

형님과 나는 모든 것이 너무도 맞지 않다. 많이 틀리다
형님네에 가면 뭐든 메이커다. 애들 장남감에서부터 옷 기타등등
듣도 보도 못한 고가품에 여러모로 기가 죽는다.
우리가족은 모두 몇천원짜리 옷 대충 입고 신고 생활한다.
그래도 시부모님 생활비는 똑같이 드린다.
넘 빠듯한 생활에 시부모님 생활비 드리는 건 우리에겐 너무 큰 무리이다.
하지만 그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고 드린다.

가까이 산다고 시엄니는 자주 들러보라 한다.
넉살 좋은 우리 신랑 주말마다 형님네 가잔다.
초에는 자주 갔다.
토요일 가서 자고 일요일 저녁에 온다
근데 우리는 배게 하나로 같이 자야 한다.
형님네는 초등학교 아이가 둘이다.
애들 배개 둘 아주버니, 형님 모두 버젓이 배고 자는데 우리보고 대충 자란다.
내상식에는 그게 아닌데...
애들은 안배더라도 어른에게 줘야지 그게 당연한건데

울 신랑한테 담부턴 우리 배게 들고다니자고 얘기했다
울 신랑 그냥 웃는다.

그후론 자주 안가려고 이핑계 저핑계 댄다. 울 신랑한테...
형님도 사실 내게 귀뜀을 줬다.
여기 서울에선 친척네들이 와서 하룻밤 자고 간다는 건 극히 드문 일이란다.
이것도 나쁘게 받아들일 순 있지만 웃으면서 네... 했다
이곳 서울이 그렇게도 각박하단 말인가.

울 형님 애들하고 아주버님이라면 껌뻑 죽는다.
매달 보약에 영양제에 ... 약은 재어놓고 산다.
그리고 차를 몰고 나갈일 있음 꼭 우리를 부른다.
울 신랑보고 운전좀 하라고... 아주버님은 피곤하니깐.
울 신랑 좋다고 간다. 속도 없이...

형님네 애들은 영 예의가 없는것 같다
우리들이 가도 가는갑다. 와도 오는 갑다. 인사는 생략이다
첨에는 내가 한소리 했다
어른들 왔는데 인사도 안하냐고...
도리어 내가 형님께 한소리 먹었다
애들 학원 갔다 왔다 피곤한데 그리고 애 기죽게 왜 야단치냐고
정신 없어서 인사 안한거라고...
그 이후론 애들한테 인사 받은 적 없다.
도리어 내가 먼저 아는 척 한다.
우습다.

이번 명절에 우린 친정에 가고 형님네는 못갔다. 아니 안갔다
형님네 친정엄니가 아주버님 운전하면 피곤하다고 오지말랬단다.
그말을 시엄니 앞에서 나 들으라는 듯 한다.
친정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여졌다
울 친정 엄니도 울 신랑 많이 생각해주는데...
망설이다 난 친정 갔다. 뒤통수가 많이 간지러웠지만...

친정 갔다 형님네 잠깐 들러 집에 왔다
울 신랑이 우겨서...
형님 그때부터 말이 없다.
울 형님은 화가 나면 말을 안한다
형님 이거 어떻게 할까요 물으면 내가 알아서 하란다.
그러고는 애들 방에 들어가서 잔다.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어떤때는 왜 화가 났는지 이유도 모르고 당해야(?) 한다
말 안 하는 것... 그거 환장할 일이다
울 신랑한테 빨리가자는 눈짓을 주고 우린 일어났다

2년도 안되는 기간인데 이렇게 서로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니...
앞으로 몇십년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