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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댁살이(긴 신세한탄)


BY 올케 2001-10-10

난 시누가 넷이다.
좀 유별난 시어머니와 그리고 아버지를 보시고 산다.
첨에 워낙 시어머니가 유별나니, 자기들이 잘하겠다고 했다.
첨에 잘하는 줄 알았다.
울 시어머니.
취미가 산에 가시는 거다.
산에만 가면 다행이다. 매일 나물, 버섯, 밤등을 바리바리 해가지고 오신다.
적당히 하시면 아무말도 안한다.
정말 한 말이상씩, 장사꾼이 해가지고 오는 만큼 해가지고 오신다.
그리고는 거실에 풀어해쳐 다듬는다. 밤새도록, 그리고 다음날 또 가신다.
남는 흙먼지와 산벌레는 내 담당이다.
그리고 여름에는 그 남은 산나물과 도토리, 밤에서 나오는 이상한 벌레들을 잡느라고 얼마나 끔직한지 모른다.
울 시부모님 거실서 주무신다. 안방은 나물들을 널어야 하니까.
난 한여름에 문을 닫고 잔다. 시아버지 팬티바람으로 거실에서 주무신다.
울 시어머니 집안일을 손도 안대신다.
여지껏 청소 한번 하시는것 본일이 없다.
지난 유월에 아가를 낳았다.
시누들 얼마나 친정가있을거냔다. 한달을 버티다 시댁을 들어왔다.
그리고 일주일을 대청소 했다.
아가 잘 공간도 없어서...
손 마디가 쑤시다.
아가를 가졌을때 그래도 시엄니가 잘 해주겠지 싶었다.
파트로 강의를 하고 집에 2시쯤와서 밥을 먹을려면 밥이 없다.
아침에 아무리 많이 해놓고 나가도 밥이 없다. 싱크데엔 설겆이만 한보타리고, 지저분한 화장실과 집이 날 기다린다.
배가 고파 햇반을 사다놓고 먹었다.
울 신랑에게 시어머니가 그랬단다. 인스탄트는 않좋은데 제는 왜 저런 것만 먹냐구.
나 임신 빈혈약 먹으면서 엄청 눈치 봤다. 암만 이야기 해도 통하지를 않는다. 당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것만 한다.
아기 낳고 시엄니에게 호박하나 못얻어 먹으면 섭할 것 같아서 아기 가지면선 계속 해달라고 했다. 핑계 핑계 대더니, 안해주신다.
우리 온갖 세금에 생활비에 부모님 용돈에, 매달 건강체크하고 저금하는 돈도 없다.
사는 재미가 없다.
아기 낳았다고 일도 못 다니게 하고 울 시어머니, 울 시아버지 나에게 맡겨두고 놀러다니신다.

울 시누들
간섭좀 안했으면 좋겠다.
울 집에 올때마다 1박 2일. 뒤치닥거리 넘 힘들다.
그래도 투정한번 안하고 기쁜 마음으로 일했다.
첨엔 시엄마 돌아가셨다고 생각하고 시아버지 식사만 챙겨달라던 울 시누들.
시아버지 속옷 챙겨 드리란다.
물론 여지껏 내가 빨래 해드렸다. 외출복도 챙겨 드렸다.
그게 아니라 거실에 서랍장 사다놓고 속옷 챙겨 놓고 자주 갈아 입혀드리란다.
울 못사는 막내 시누에게 집에 손 질해놓은 조기 드렸다.
울 신랑 불러 이야기 하다가 그러단다. 귀찮아서 자기 준줄 알았다고 시아버지한테 며느리가 식사 잘 챙겨드리냐고 물어 봤단다.
완전히 감시다.
시어머니가 시누들에게 입맛맞는 반찬 안해준다고 그랬단다.
식구 넷에 난 밥상 3번 차린다.
시아버지랑 나랑 밥먹고,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시어머니 밥상차리고, 야근하고 늘 늦는 신랑 밥상차리고...
언젠가 부대찌게 했더니, 소세지 더러운거라고 뭐라더니, 잘만 드시더라. 그러면서 또 인스탄트 타령한다. 결혼 하면서 난생처음 김치담구어 내가 먹었다.
울 친정엄마 일하고 살림하는 내가 불쌍해 담가준 김치 고모님 가져다 드리는데 정말 눈물 났다.
울 시누 친정갈때도 자기들에게 이야기하고 가란다. 그래야 오해가 없단다. 내 이야기를 얼마나 하길래.
저번에 울 아가 백일날와서는(그 날도 사연이 많지만 길어서 참아 볼란다.) 내 말투가 기분나빠서 집에 오기 싫단다. 시어머니에게 하는 말투를 참을 수 없어 집에 가서도 떨린단다.
정말 요즘 살기 싫다.
울 신랑 내게 행복하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다. 친엄마인데도 미역국한번 못얻어 먹었다는 울 신랑 너무 안쓰러워서.
내가 잘못하는 건지.
노력하면서 살았지만 정말 이젠 노력하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