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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대 우리 남편


BY 노가대부인 2001-10-12

꺼칠은 얼굴, 불투명한 랜드로바 구두,꾸겨진 바지
후줄근하게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니 맘이 저려오네요.
나랑 결혼 할때까지만 해도 저러진 않았는데
마치 내가 타락시킨 것 마냥 맘이 짠하네요.
꺼칠은 얼굴은 맛사지하면 될것이고
불투명한 구두는 구두약으로 빤질빤질 닦으면되고
꾸겨진 바지는 다리미로 칼같이 다리면 된다구요.
그치요. 하면 되지요.
근데요.
몸에 밴 직업의 때는 닦아지질 않아요.
피곤에 푹 절여 있기 때문에
세상사에 푹 쩔여 있기 때문에
제가 어찌 손써볼 도리가 없네요.
저는 저대로 아이들보기 힘들고
남편은 남편대로 어깨가 무거울 테고
아무래도 제가 들 버겁겠군요.
룸싸롱가서 기십만원 여자끼고 술마시는 남자
다는 아니지만 그럴수 있는 여유(?)
호기를 객기를 부릴수 있는 여유
부럽던데요.
막상 닥치면 사네 못사네 할지도 모르지만........

나도 남편의 위안이 되고 싶고 안식처가 되었음 해요.
노가대인 우리 남편
사랑하는 우리 남편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