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냥 저의 넋두리 좀 들어 주실래요....
위로 형님이 셋인 막내 며느리다.
나 혼자 전업주부다.
요즘처럼 내 자신이 무능해 보일 때가 없다.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 변변한 직업 없이 시집온 것,
형편이 어려워질 수록 나를 누르는 자격지심 등등..
오늘은 뿌연 날씨 만큼이나 기분도 꿀꿀하다.
형님들을 보고 온 날은 더 그렇다.
돈도 척척 벌고, 아이들도 무사히 다 키우고..
조건이 좋은 교사들이지만 존경스럽다.
언제나 당당하다.
아주버님들과 시동생들과도 자신있게 시사문제에 대해 자신의 뜻을
주장한다.
난 그냥 듣고 웃기만 한다.
나도 나름대로 밥만 하는 사람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애써지만
영 말빨이 시원챦다.
살림하는 건 티가 안 난다.
형님들 보다 더 깔끔하게 치우고 살고, 애도 예쁘고 깨끗하게 키우는데도 어머니는 늘 자빠잔다고 하신다.
1년에 고작 두세번 용돈 드릴까말까. 그런 면에서도 뒤쳐진다.
많이 드릴려고 하다가도 두번 세번 생각하고 슬쩍 뺀다.
누구는 차 몰고 출근하고 쇼핑하는데, 난 이 황사에 아픈 애를 안고 바람을 가르며 다닌다.
나도 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영 받쳐 주는 게 없다.
애 봐 줄 사람은 눈을 씻고 쳐다봐도 없다.
일하고 싶다고 하면 "몇 푼 번다고 애 맡기고 돈벌어?"
사방에서 한소리씩 한다.
이러다 말건가?
나름의 행복에 만족해야 하는데 잘 안된다.
전업주부 아줌마들이 더 당당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