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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에 코박은 울 오빠


BY 감자 2002-04-11

SBS에서 하는 프로에서 감자탕 얘기가 나온다.
더는 보지 못하고 일어섰다.
나에게는 가난한 오빠가 한명있다.
울 친정 식구들 ..엄마 아버지를 필두로 모두들 아둥바둥 이세상 끝자락을 잡고 살아가는 이들..
나는 그들만 생각하면 목줄기 끝이 갑자기 메어오곤 한다.
그 중..
나이 사십에 여전히 고생만하고 사는 오빠 하나.
그나이에 처자식 하나 없이 혼자 세상 어느곳에도 정착 못하고 떠도는 모습 ..이젠 불쌍타 못해 지겹다.
하는 일마다 안되고 그야말로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지금도 그 주머니엔 단돈 몇천원 없을게다.
그래도 피붙이 동생이라고 찾아오면 반가운 마음보다 돌아가는 뒷모습에 더 가슴이 아프다.
한겨울에 귓잔등 뻘개져 휑히 목파진 봄 쉐타하나 입고 오질않나..
볼때마다 더 움츠러드는 어깨.
정말이지 저 인간 어쩌나 생각에 나마저 불행해지곤 했다.
감자탕..
10년전인가..
그때도 주머니엔 돈이 거의 없었을게다.
그러니 밥인들 제대로 먹고 다녔겠나.
내가 다니는 회사 앞으로 오빠가 찾아왔다.
몹시도 추운 날이었는데 오빠가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며 밑에서 전화를 했다.
잠깐 내려가서 보니 작고 여윈 모습..
얼굴이나 보고 갈려했다며 씩 웃고 돌아서는데 그냥 보내기 뭐해 주머니에 있는돈 털어 2만원을 쥐어주었다.
머쓱 웃으며 받아 가는 모습.. 정말이지 다 싫었다.

몇분 지나지 않아 점심 시간이어서 직원들과 함께 회사 앞 감자탕을 먹으러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쪽 구석에 낯익은 뒤통수가 보였다.
다름아닌 오빠.
감자탕에 코를 박고 있었다.
얼마나 게걸스레 먹어대는지 선뜻 다가가 아는체를 못했다.
창피하고 민망할까봐..
너무나 당황스러워 다른곳으로 갈려고 문을 나왔다.
난 그 날 점심을 못먹었다.
난 가끔씩 그 뒤통수가 생각난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사는 오빠..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