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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애정..


BY 폭발직전 2002-05-17

시부모와 함께 산다.
잘난 장남(아주버님)은 둔 덕에 장남 뒤치닥거리 하느라 우여곡절 끝에 결혼 8개월 만에 시댁으로 들어왔다.
시모는 1층에 우린 옥탑방 같은 3층에 산다.
3층엔 주방시설이 없다고 보는게 낫다.
1층에서 식사를 같이 한다. 맞벌이 하느라 하루에 얼굴 보는 시간은 많지는 않지만 나의 시모의 애정은 지나치다.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시모는 우리의 방을 수시로 드나든다.
물론 우리가 출근하고 없는 시간에...
세탁기도 1층에 있어서, 또 나의 출근으로 인해 세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여의치가 않다.게다가 시모께서 여관을 운영하시느라 여관빨래와 구분해서 빨래를 해야하므로 빨래를 모아서 해야하는 불편함도 있다.
각설하고,1주일에 한번씩 모아서 빨래를 하려고 하면 어느샌가 우리의 빨래들이 속옷이며 겉옷 할 것없이 빨래줄에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을 보며 퇴근을 한다.
우린 아직 아기도 없어서 빨래도 많지도 않은데 그걸 아들 며느리 출근하고 나면 올라오셔서 수거해간다.
나의 속옷들이 빨래줄에 주렁주렁 매달린 걸 보면 수치심 이전에 분노 비슷한 것이 생긴다.
어떤 날은 곱게 개어서 빨래바구니에 담아 올려놓는다.
첨엔 죄송한 맘에 "어머니 저희 빨래는 저희가 할께요..그리고 며느리 속옷까지 빨아주시면 제가 너무 죄송하잖아요.."조심스럽게 말씀 드렸지만 무조건 시모의 마음대로다.당신이 해주고 싶으셔서라는둥,직장다니는 며느리 이런거 도와주는 거 흉아니라는둥.니는 며느리가 아니라 딸이라는 둥...
마음은 황공할따름이지만 도무지 며느리의 프라이버시는 모르신다.
요즘은 3층에 놓아둔 소형 냉장고며 화장실이며 곳곳을 살피신다.물론 우리 방도..
냉장고에 오랫동안 넣어둔 음식물이며 먹다 넣어둔 사과 조각까지 가끔씩 수거하신다.
화장실의 휴지통이 조금 찬다 싶으면 여지없이 비워두신다.
내가 지독한 게으름뱅이는 아니지만 아침에 바삐 출근하다보면 윤기나게 깔끔하게 정돈은 하지못한다.
하지만 아무리 시댁에 함께 살지만(엄연히 생활 공간이 분리되어있음에도) 이렇게까지 아들네 부부의 영역을 쉽게 넘나드는 건 이해가 안된다.
당신은 당신의 마음만 편하면 상대방의 마음은 도무지 상관을 안하신다.
오늘도 나의 속옷들이 나몰래 빨래줄에 나가 걸렸다.
폭발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