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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도 시집도 짜증나요


BY 미리 2002-07-01


출산을 앞두고 보니 아무래도 매사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전 같으면 그냥 넘어갈 일도 더 짜증스레 다가온다.



지금 나는 친정과 시집 사이에서 날마다가 짜증이다. 사실 별것도 아니다. 아이를 낳으러 친정으로 가려고 하는데, 시집에서는 자주 전화하셔서 '언제 내려가냐. 빨리 가라' 그러고 친정에서는 '오지마라. 애 낳을때 다 되서 내려와라' 한다. 별것 아니지만 다들 나를 싫어하는가 하는 유치한 생각마저 든다.



게다가... 친정에서 예정일 다 되서 오라는 게 차라리 내 시중들기가 귀찮아서 오지말라는 거면 인간적으로 내가 이해할 수 있다.



부부 둘이서 지내다가 사람 하나 늘어나면 빨래도 늘고, 밥도 챙겨야 하고 귀찮을거 이해한다.



근데.. 엄마는 신랑과 떨어져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신랑 혼자 밥해먹는게 안됐고, 혹여 바람이라도 날까봐 그게 걱정인 모양이다.



솔직히... 딸이 목숨걸고 애를 낳는데, 사위가 밥을 먹든 굶든 그게 뭐가 대수란 말인가? 게다가.. 부인이 자기 애를 낳으러 친정 간 사이 바람을 피울 인간이라면 애시당초 결혼도 안했다.




물론 사람 일에야 장담이 없는 법이지만, 내가 아는 사람중 가장 진실하고 가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난 걱정이 안되는데 쓸데없는 걱정으로 내 심기를 건드리는 친정엄마를 이해를 못하겠다.



시집의 경우... 시어머니는 잘 지내냐고는 하시고 걱정하는 말투는 쓰시는데 영 그게 진심으로 들리지가 않는다. 그냥 말로만 이러니 저러니 하시지 실제 감정이 담겨있는거 같지는 않다.



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 말로는 이러니 저러니 하는데, 실제 해줄맘이 없는거. 왠지 모르게.. 내 할일이 아니니 안심이다 하는 느낌이 나는 그런거.



근데.. 물론 나도 시어머니한테서 산후조리 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길 그것만큼 눈치보이는게 없다고 하니까.



근데, 어떻게 빈말로 라도 해주시겠다는 말도 없으실까? 사돈이 고생 하시겠다 라던가, 뭔가 미안해 하는 기색도 전혀없고 딸 둔 죄인인지 당연히 맡아하는거 아니냐는 투다.



'나는 나이도 많고, 몸이 아파서..' 가 입에 붙어있다. '사돈이 알아서 잘해주겠지..' 하고 한 두번도 아니고 계속 얘기하는게 왜 이렇게 싫은지...



게다가 운도 좋으시지, 어쩜 그렇게 아들들은 다 그렇게 먹고살만 하고 젊고 부지런한 장모가 있는 집으로 장가를 보냈는지... 친정엄마가 어디 아프기라도 하고 연세라도 많으면 시모에게 산후조리 해달라 슬쩍 찔러라도 볼텐데 이건 뭐...



임신했다고 특별대우 받는 것은 없고, 명절과 제사를 빠지게 된 것 정도다. 그런데, 친정에서는 그게 마치 엄청난 배려라도 되는양 시집에 대해 고마워하고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가 아무리 하지 말라 해도 비싼 선물 사서 시집에 부쳤다. 참.. 이해가 안간다.



시어머니보다 친정엄마가 더 이해가 안간다. 왜 그렇게 시집에 굽실거려야 되는지, 젊은 남녀 둘이 알아서 만난 건데, 시어머니에게 잘보이고 싶다면 내가 알아서 할 문제이지, 친정엄마가 나서서 시모에게 잘보이게 선물이며 뭐며 준비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딸 걱정보다 사위 밥 굶는 걱정이 앞서는 엄마도 짜증나고, 산후조리 해줄 맘은 눈꼽만큼도 없고 당연히 친정에서 알아서 해야하는 것으로 미루는 시모도 짜증나고.



생각해보면 당연히 어른들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일텐데도 그냥 짜증스럽고 신경이 거슬린다. 아무래도 예민해져서인가..



임신하고 나니 쓸데없는 신경질이며 짜증도 늘고 기억력도 감퇴되는거 같고, 날은 더운데 몸은 둔하고, 보는 사람마다 "더울때 애기 낳겠네. 조절 좀 하지 그랬어." 하는 소리도 듣기 싫고. 아니, 그럼 생긴 애를 없애란 말야? 차라리 더울때 몸조리 하는 법이나 일러주던가.



자기들은 서늘할때 낳아서 그렇게 손목이 시리네 무릎이 아프네 끙끙거리고 사나? 더울때 애 낳아서 피곤한 사람은 나란 말야.



에휴... 죄송합니다. 여러님들... 전엔 잘 웃고, 왠만한 일은 털털 털어버렸는데, 성격이 자꾸 예민해지고 못되지는거 같네요. 다음달에 낳는데요... 제게 힘을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