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육학년인 아들놈이 제가 일하는 한의원으로 전화를 했어요.
'제가 알아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원도 잘 다녀올께요.'
안그래도 어제부터 시작된 방학때문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만 덩그라니 집안에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 괜실히 불안하고 초초했죠. 그런던 참에 아들놈의 격려같은 말을 들으니, 안심도 되고 고맙더라구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던중 오후 4시쯤 되니까 절 찾는 전화가 왔습니다. 컴퓨터학원 선생님이라고.
'어머니, 호연이가요, 오늘도 학원에 안 나왔어요. 지난주 내내 안 나왔거든요. 좀 챙겨서 내일 보내 주세요.'
오늘이 자격증시험날인데, 좀 걱정이 된다고 하시는 선생님 말씀에 허탈해 집니다.
그 아이는 학원 간다는 시간에, 엄마를 속여가며 무엇을 했을까요? 저 아이가 엄마한테 말 못하게 막은 것이 무엇 일까요?
왜 저는 제 아이에게조차 솔직한 말을 받아 줄수 없는 엄마가 되어버린 걸까요.
한순간 사는게 허무해집니다. 아이로 인해서.
컴퓨터수업도 하도 배우고 싶은게 많다고 하길래 제딴엔 무리해서 보내준거였는데....,
다을달 부터는 보내지 말아야 할까 봅니다.